(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30일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신규 주택구매자는 물론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차주, 담보물건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담대(보전용) 모두 이용할 수 있다. 2023.1.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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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3~4%대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정책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을 담당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3월 특례보금자리론 적용금리를 2월 금리와 동결할 방침이다. 상품 출시 초반 신청자가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렸는데, 금리가 내리면 신청자수가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다. 금리인하 여력이 생겼음에도 편의를 위해 금리를 동결시킬 경우 논란이 일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금공은 최근 금융위원회(금융위)와 회의를 통해 심사기간 연장, 신청·심사기관 확대 등 특례보금자리론 과부하 대책을 마련했다. 주금공은 추가로 3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동결이 필요하다고 판단, 조만간 금융위 등에 필요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3월 금리 동결안' 최근 시장의 흐름에 역행한다.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세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기준인 신규 코픽스는 석달 만에 4%를 밑돌았다.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 대출금리도 이날부터 하향 조정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달보다 0.47%포인트 하락했다.
주금공도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생겼다. 주금공은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특례보금자리론의 재원을 마련하는데, 지난해 4%를 넘겼던 국고채 금리가 최근 3%대로 하락해 더 낮은 금리로 MBS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일 주금공은 만기 3년, 7년 MBS를 각각 3.508%, 3.848% 금리로 발행했다. 지난해 4월 4%를 넘기고, 9월 들어 5%를 넘겼던 MBS 금리가 3%대로 낮아진 만큼 특례보금자리론 재원 마련을 위한 주금공의 조달비용도 줄어든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정책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의 추가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최근 밝혔다.
그럼에도 주금공이 3월 금리를 동결하는 궁여지책을 내놓은것은 그만큼 과부하 상태를 감당하기 힘들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달 30일 출시 후 지난 15일까지 17일 간 총 5만7620건, 13조1427억원의 신청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 3389건에 달하는 서류를 주금공 직원 수십명이 처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례보금자리론 3월 금리가 동결된다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 상품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줄게 된다. 여력이 부족해진 주금공이 특례보금자리론 수요가 줄어들기까지 바라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정책상품 금리를 동결하려는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주금공 관계자는"3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현재 정해진 바 없고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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