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위는 이달중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과점 체제를 믿고 과도하게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은행의 행태를 바꾸기 위한 조직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은행권은 물론 학계, 법조계, 소비자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상반기 중에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다음달 출범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TF'와 협업해 은행 지배구조와 영업 관행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TF가 논의할 5대 은행 과점체제 해소 대책 중에는 인터넷은행의 영향력을 키우자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신규 은행 허가가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실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여럿 들어온 다음 기존에 불편했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이 개선됐고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의 경쟁이 강화됐다"면서 "금융위의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등에서 부문별로 경쟁 평가를 하고 집중도가 높다든지, 경쟁이 부족하다든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로 은행업을 인가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과점 체제를 깨는 데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새로 은행을 인가해도 기존 대형은행 중심 체제를 깨는 것이 만만치 않은데, 테크 기업을 뒷배로 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규제를 풀어주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석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격 경쟁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미성년자 비대면 계좌 개설을 적극 허용해 수신에서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시중은행은 필요한 서류를 지참해 지점에 방문하면 미성년자 계좌를 개설할 수 있지만, 모든 업무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불가하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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