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주 선박 중 메탄올 추진선 1.1% 차지
저탄소 ‘중간단계’ 연료…HMM 등 해운사 발주
IMO 환경규제 본격화…국내 조선사 수주 잇달아
머스크·HMM 등 메탄올船 인프라 구축도 적극적
현대미포조선이 지난 2021년 인도한 메탄올 추진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일 노르웨이 선급 DNV에 따르면 지난해 발주된 대체 연료 선박 중 메탄올 추진 선박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 LNG 추진 선박은 전 세계 발주 선박의 9.7%를 차지했으며, 메탄올 추진 선박은 전체의 1.1%를 기록했다. 메탄올도 LNG와 함께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연료로 가는 중간단계 연료로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지난 14일 9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주문했고, 이달 초엔 프랑스 선사 CMA-CGM가 1만3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2척을 발주했다. 이 밖에도 덴마크 해운업체 머스크와 중국 해운사 코스코 등 글로벌 선사들도 다수의 메탄올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상태다.
이 같은 메탄올 추진선의 인기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와 관련이 있다. 당장 올해부터 총톤수 400톤(t) 이상 모든 선박은 IMO가 정한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등을 지켜야 하는 등 규제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러한 규제에 따라 친환경 선박 전환은 선사들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떠올랐고, 이에 관련 발주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메탄올 추진선을 차세대 선박으로 선택한 선사들은 메탄올의 장점에 주목한다. 메탄올은 기존 석유계 연료와 비교해 질소산화물(NOx)은 80%, 황산화물은 99%까지 줄일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최대 25%까지 감축할 수 있어 친환경 대체 연료로 분류된다. 또 해양에 배출해도 빠르게 자연 분해돼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메탄올은 또 저장 시 높은 압력과 극저온이 요구되는 LNG와는 달리, 메탄올은 상온이나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도 저장·이송이 쉽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연료 공급도 항만의 기존 연료 설비를 간단히 고쳐 활용할 수 있어 초기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해운사들이 메탄올 추진선을 연이어 발주하는 상황은 국내 조선업계에도 긍정적이다. 친환경 선박 기술은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 공세에도 버텨낼 수 있는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기존 선박보다 수주 시 수익성도 크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54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수주했다. 이는 전 세계 메탄올 추진선 주문량(99척)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국내에선 또 HJ중공업이 최근 HMM이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를 시작으로 친환경 선박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메탄올 추진선이 친환경 선박의 대세를 차지하려면 연료 공급 시스템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탄올은 기존 벙커C유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절반 수준에 그쳐 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친환경 메탄올인 그린 메탄올 공급망 구축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에 머스크는 최근 독일의 C1과 그린 메탄올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대량 공급받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지금까지 9개사와 협약을 맺었다. HMM도 안정적인 연료 수급을 위한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프로만(Proman), PTTEP, 유로피언 에너지(European Energy), 현대코퍼레이션 등 국내·외 5개사와 메탄올 생산·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