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개설·방카슈랑스 등 기존 은행권보다 혜택 많아"
"별도 규제 받지 않아…특혜에 따른 고성장"
"카카오페이 대표 '먹튀' 논란에도 규제 없이 재직"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독과점 완화를 위한 현실적 입법 방안 모색 정책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병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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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진숙 기자 = 은행을 비롯해 보험사·카드사 등 금융권이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성과급 등 돈 잔치를 벌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금융권에 가려져 주목받지 않았던 빅테크 플랫폼이 특혜성 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권과 똑같이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인터넷뱅크나 네이버 파이낸셜과 같은 빅테크 플랫폼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제가 없다며 금융당국을 강하게 질타했다.
최 의원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2022년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1.3%가 증가한 787억을 기록했으며, 케이뱅크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56억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빅테크 플랫폼들의 주된 수익원이 예대마진에 따른 이자수익과 수수료, 대면 인력 미운영과 대출 심사 위탁 용역 등에 따른 극단적 비용 절감에 불과한데도 기존 금융권과 비교해 혁신이라는 미명 하에 규제에서 모두 비껴가고, 온갖 특혜는 전부 누리고 있다는 것이 최 의원의 설명이다.
최 의원은 이날 통장개설을 예로 들며 질의를 이어나갔다. 기존 은행의 경우 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하려면 온갖 복잡한 절차와 함께 심사도 거쳐야 하는데, 인터넷 통장개설의 경우 몇 분만에 간단하게 가능하다. 심지어 은행 통장개설은 주거래 은행이 아닌 경우 초기 1일 이체 한도가 30만원에 불과하지만, 인터넷 은행은 최대 200만원 정도까지 가능해 고객 모집의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최 의원은 방카슈랑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상품에 가입할 경우 창구에서는 30분~1시간이 소요되지만, 온라인으로는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데 별도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들이 '네이버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와 검색, '네이버쇼핑'과 같은 쇼핑 사업을 연계해 엄청난 실적을 내면서도 별도의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며 이 플랫폼들의 고성장은 빅블러(Big Blur·탈경계) 현상이 아니라 특혜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등 회사 경영진 8명은 2021년 12월 10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카카오페이 주식 약 900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해 수백억의 차익을 남겼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으로 손해를 입었다.
최 의원은 카카오페이 주가가 지난해에만 68.9%나 하락하는 단초를 제공한 류영준 전 대표가 사퇴하겠다고 했는데도 현재 '비상임고문'이라는 직책으로 여전히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또 카카오 화재 먹통 사태의 책임자인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취임 7개월 만에 사퇴했지만, 퇴사하지 않고 여전히 회사에 남아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카카오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혁신인지, 로비인지 모르겠다"면서 꼬집었다.
최 의원은 또 소비자 편의성을 추구한다며 출범한 카카오 모빌리티가 시장을 모두 독점한 후 알고리즘을 통해 배차를 조작하고, 더 높은 가격의 콜을 강제로 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과징금을 처분받은 점을 예로 들며 금융 분야에서도 결국 똑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최근 빅테크들이 진출을 준비하는 보험과 관련, 빅테크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 쿠폰 등 작은 사은품을 미끼로 삼아 보험과 관련된 각종 DB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는 금융업계 전반에 걸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들이 무료 서비스를 통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굳힌 뒤 교묘한 수법으로 각종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한 것처럼, 금융에서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존 금융권에 비해 각종 특혜를 통해 고성장한 빅테크가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빅테크가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규제체계가 없는 것은 맞다"면서 "여러 문제점을 고려한 구체적인 논의가 나오고 있는 만큼, 빅테크의 금융 부문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 규제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정리가 끝나면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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