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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신용대출 연체율 6년새 최고 … 취약층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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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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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권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2016년 9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대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연일 사상 최저치 행진을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융권은 향후 가계신용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부동산시장 동향도 예의 주시 중이다.

22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0.25%로, 전년 동월 말 0.21%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전체 은행 대출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인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가계신용대출 부문이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0.17%포인트 급증한 0.46%를 기록했다. 분기 말 기준으로 2016년 9월 말 0.46%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신규 연체율' 상승 속도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월 대출잔액 대비 이달 신규 연체 발생액을 뜻하는 신규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0.07%로 전년 동기 0.04% 대비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매 분기 말에 집중적으로 채무 조정, 채권 상각 등을 통해 연채 채권 정리에 나서 연체율을 낮춘다. 하지만 연체 채권 정리 속도를 넘어서는 신규 연체 발생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연체율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취약차주 가계신용대출 위험관리를 독려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은행권이 취약계층 금융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 역시 취약차주의 신용 위험을 낮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신용대출(연체율 0.46%), 중소법인 대출(0.36%), 개인사업자 대출(0.26%), 주택담보대출(0.15%), 대기업 대출(0.05%) 순으로 지난해 말 연체율이 높았다. 대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나 급감하면서 가계신용대출과 정반대 행보를 보여 대출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엿보인다.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취약 가계 대출자가 많은 인터넷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은 이 같은 가계대출 '경보'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아 연체율 상승폭이 더 크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49%로 직전 분기에 비해 0.13%포인트 높아졌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연체율도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0.67%, 0.34%로, 모두 직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 2022년 4분기 연체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경기악화로 인해 상승폭이 3분기보다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을 더 올려야 한다. 케이뱅크는 목표치를 32%로 발표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을 7%포인트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여서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취약한 중저신용자의 대출 연체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중채무자와 중저신용자 차주가 많은 저축은행권에서도 연체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3%로 직전 분기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4000억원 늘어났다. 소액대출 연체 추이까지 나타내는 신용대출 잠재부실률은 지난해 10월 말 8.95%에 달했다.

금융권은 추후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 은행 주담대 연체율은 현저히 낮지만, 주택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영끌족'을 중심으로 빚을 견디지 못한 대출자들이 나타날 위험이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한우람 기자 /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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