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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보수 정책 강화, 옅어진 '기시다 컬러'…정권 위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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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안보 3문서 개정 등 보수 지지층 등 배려 두드러져
'새로운 자본주의' 등 비둘기파 소프트노선은 희미
정권 안에선 "뭘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다" 불만
뉴시스

[도쿄=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연례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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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보수층을 의식한 정책을 착착 추진하고 있지만 '기시다 컬러'는 흐려지고 있다.

27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자민당 총재)는 지난 26일 집권여당인 자민당 전당대회에서 조기 개헌에 재차 의욕을 나타냈다.

기시다 정권은 지난해 말,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로 핵심으로 하는 안보 관련 3대 문서를 결정했다. 소프트 노선 이미지가 강했던 기시다 총리지만 당내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정책을 착착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전당대회에서 "아이들에게 일본을 착실히 계승하기 위해 헌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전당대회 하루 전날인 25일에는 자민당 헌법개정실현본부가 주최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헌법집회에도 참석했다.

"헌법 개정에 대해 많은 국민이 생각하고 기운을 북돋워 나가야 한다"고 인사한 총리는 집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자위대 명기 등에 관해 대학생들이 의견을 나누는 것을 경청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마이니치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전에 출석한 실현 본부의 회합에서도 "나는 리버럴한 정치가라고 불리지만, 전임자가 도전해 달성하지 못한 헌법 개정을 반드시 실현하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서는 방위체제 개편과 강화를 선언하고 연말 안보 3문서 개정 국무회의 결정을 단행했다.

2023년부터 5년간의 방위비 총액 43조엔은 종래의 16배에 이르는 증액으로, 총리 스스로 "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재원을 증세로 보충할 방침에는 당 내 반발도 있었지만, 1주일간의 논의 끝에 분란을 매듭지었다.

이를 두고 자민당의 각료 출신 한 인사는 마이니치신문에 "아베(신조)·스가(요시히데) 정권 때 이렇게 중대한 정책을 이렇게 단기간에 결정했다면 총리 관저는 시위대로 둘러싸여 있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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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아소 다로(사진 왼쪽) 자민당 부총재, 모테기 도시미쓰(오른쪽) 자민당 간사장을 비롯한 당원들과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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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는 '경무장·경제 중시'를 지향해온 자민당 파벌인 고치카이(宏池?·기시다파)를 이끌고 '듣는 힘'을 내세우고 있는데, 아베와 스다 두 정권에 비해 강권적인 이미지가 약해 반발이 일어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의 출신 모체인 고치카이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평가된다.

기시다 총리가 개헌과 방위력 강화에 주력하는 것은 당내 최대 파벌로 보수파가 많은 아베파의 이반을 우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마이니치는 짚었다. "내각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보수적인 정책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별세로 결속이 흔들리는 아베파를 끌어들여 거당태세(??態勢)를 유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전당대회에서도 기시다 총리는 "잃어버린 것의 크기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베 전 총리의 죽음을 다시 한번 애도하고, "아베 전 총리, 스다 전 총리가 쌓은 '전진의 10년' 성과의 초석 위에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겠다"며 아베 노선의 '계승'을 과시했다.

다만 보수 지지층 등 당내 배려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새로운 자본주의'와 같은 '기시다 컬러'는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정권 내에서는 "뭘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다(정부 관계자)"며 냉랭한 시선도 있다고 마이니치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라이 마사요시 전 총리비서관의 동성애 차별 발언에 따라 성소수자 이해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의원입법으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이해증진법안 통과를 위한 조정을 당에 지시했다. 다양성도 인정하는 '포섭적 사회'를 지향하는 기시다 총리 본연의 노선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당내 보수파에서는 입법 추진에 대한 신중론도 강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마이니치는 "여름~가을에 내각 개조·당직자 인사도 상정돼 총리는 중의원 해산까지 염두에 둔 체제 구축이 요구된다"며 "정권 출범으로부터 곧 1년5개월, 총리의 정권 운영은 어려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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