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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신규 은행·챌린저뱅크 예고…과점 판 흔든다 [은행 영업·경영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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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추가 인가·소규모 특화은행 도입 검토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업무영역 확대도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경쟁 촉진과 구조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산업의 과점 폐해가 크다며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신규 은행을 추가 인가하거나 은행과 비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새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진입 허용,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저축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이 폭넓게 논의된다. 카드·보험·증권사 등 비은행권의 업무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 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1차 회의를 열고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 개선과 관련해 신규 은행의 추가 인가, 은행과 비은행 간 경쟁 촉진에 대해 논의했다.

TF는 지난달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전회의의 후속 조치로, 그간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 등을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우리 은행 산업의 과점 폐해가 크다”고 지적하면서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에 지시했다.

TF에는 금융위·금감원·은행권·학계·법조계·소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과제별 실무작업반도 함께 편성됐다.

TF는 크게 6개 과제를 종합적으로 검토·논의한 뒤 오는 6월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논의 과제는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이다.

실무작업반 1차 회의에서는 신규 은행 추가 인가와 관련해 스몰 라이센스,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 인터넷 전문은행·시중은행의 추가 인가,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이 거론됐다.

스몰라이센스 및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은 은행이 수행 중인 업무 범위를 세분화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벤처기업대출 전문은행, 주택담보대출, 지급결제 특화은행, 중·저신용자 전문은행 등 특화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필요시 자본금 규제 등을 지방·인터넷전문은행(250억원) 수준으로 완화한다.

해외에서는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스몰라이센스를 도입하는 추세다. 미국의 특수목적은행은 예금·대출·수표지급 중 일부 업무만을 수행하는 유형으로, 사업 모델에 따라 개별적 자본금 요건이 적용된다.

영국은 소규모특수은행과 챌린저뱅크를 운영 중이다. 소규모특수은행은 소매금융으로 업무범위가 제한되는 대신 자본금요건은 5백만파운드에서 1백만파운드로 완화된다. 챌린저뱅크는 소매금융, IT기술을 접목해 디지털화한 후 최대 12개월 시범운영을 허용한다.

주요국의 기존 시중은행 그룹 대상 특화은행 허용 사례로는 미국이 JP모건이 영국에 설립한 챌린저뱅크 ‘체이스(Chase)’, 일본 SMBC의 인터넷전문은행 ‘페이페이뱅크’, 프랑스 BNP 파리바의 ‘헬로뱅크’ 등이 있다.

실무작업반은 특화된 분야에 강점을 가진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면 은행서비스 경쟁촉진 및 비용절감 등을 통한 금융서비스 수수료 인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벤처기업 등에 대한 관계형금융·신용평가고도화 등을 통해 기존 은행서비스 공백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건전성 및 소비자 보호 문제점도 지적됐다. 특화은행에 대한 충분한 규제완화 없이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고 특정 여신 부문에만 집중하는 은행은 해당 부문의 자산건전성 충격을 다른 부문의 여신을 통해 흡수하기 어려워 더 높은 수준의 자본적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은행업 추가 인가의 경우 시중·지방·인터넷전문은행 요건을 갖춰 신청할 경우 신규 설립을 인가하는 내용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은행·은행지주 및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금융사·지주에 대한 설립·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단순히 은행산업 내 은행 수가 많아질 경우 현재와 같이 과잉영업식 경쟁이 치열 해져 은행산업 전반의 수익성·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총생산 감소 등 수익원 고갈, 인터넷은행의 경우 건전성, 소비자보호 이슈 지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방(저축)은행이 시중(지방)은행의 인가 요건(자본금, 지배구조)을 충족해 신청하는 경우 시중(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8일 제2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통해 은행·비은행 간 경쟁 촉진 과제별로 구체적인 경쟁 모습과 효과, 실효성 등을 중심으로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단 이미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에 지방은행을 추가 설립할 경우 역내 금융기관 전반의 수익성·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더라도 기존 시중은행과 규모차이로 과점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무작업반은 은행과 비은행 간 경쟁 촉진을 위해 카드사의 종합지급 결제 허용, 증권사의 법인 대상 지급 결제 허용, 보험사의 지급 결제 겸영 허용, 은행의 중기대출·서민금융 취급 비중 확대, 비은행의 정책자금 대출·정책모기지 업무 범위 확대 등도 검토한다.

김 부위원장은 “신규 플레이어 진입 과제의 경우 진입하려는 주체가 있는지 여부 등 실효성 측면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 법인 결제 허용 등 비은행권의 업무영역 확대의 경우 과거처럼 업권간 이해관계 측면이 아니라 국민의 효용 증진, 즉 은행권 경쟁촉진과 함께 금융안정,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비은행권 업무범위 확대에 상응한 은행권의 고객자산 관리 기능 강화 차원의 일임 업무 허용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은행권 경쟁촉진 이슈가 아닌 추후 다뤄질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 부분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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