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세계 여성의날···2030이 본 한국의 성차별
육아·가사 위한 경력 단절 등
"일상 곳곳 불평등 여전" 지적
男 100만원 벌 때 女 69만원
임금격차 26년째 OECD 최고
"유리천장 등 차별 해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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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초 회사인데도 출산 후에 복직하면 회사를 다들 그만둬요. 회사를 다니다가 출산 후에 그만두고 재입사한 분들도 있어요.” (화장품 회사 직원 김 모(27) 씨)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서울경제 취재진이 만난 한국의 2030 여성들은 취업과 육아 등 생애 주기를 거치며 여전히 성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예전에 비해서는 사회 전반, 혹은 직장 내 성차별이 많이 나아졌으나 아직도 일상 곳곳에 불평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 모(32) 씨는 “경력 단절 여직원들을 위해 사내에서 ‘커리어 멘토링’ 교육을 하기도 한다”면서도 “인력 유출을 막으려는 취지인 것 같은데 효과적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신 모(27) 씨는 “여자 입사 동기가 5명이었는데 저를 포함해 2명만 남았다”면서 “업무나 회식 자리에서 젊은 여직원에게 ‘밝음’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있고, 동등한 직원이라기보다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 불편할 때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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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직장갑질119는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23.1%가 직장에서 일상적 젠더폭력·차별로 '외모 지적'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모 지적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이 36.3%로, 남성 13.2%보다 훨씬 많았다.
2030 여성들은 0.78명으로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언급하며 경력 단절, 성별 임금격차 등 직장 내 성차별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출산이나 결혼을 앞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성 평등 정책을 원한다고도 말했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A 씨는 “직장에서의 경력 단절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한국의 출산율이 저조한 이유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출산이나 결혼을 앞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 전반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직장인 한 모(28) 씨도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육아와 가사 부담을 많이 지우고 있다”며 “막연히 지원금을 주는 성 평등 정책보다 문화를 바꾸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후 26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남성이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 9000원을 받는 셈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7일 여성의날을 맞아 내놓은 기념 메시지에서 “우리가 성취해온 여러 진전에도 불구하고 조명해야 하는 숫자들이 있다”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성별 임금격차, 정치 부문에서 여성의 낮은 대표성을 상징하는 여성 국회의원 비율 19%, 여성의 평생 신체 접촉을 동반한 성폭력 피해율 18.5%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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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황동건 견습기자 brassgun@sedaily.com유정균 견습기자 even@sedaily.com박정현 견습기자 jhpark3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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