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전폭적 지지 업고 당권 쥐어…당 화합·총선 승리 과제 산적
당기 흔드는 김기현 신임 당 대표 |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정부 집권 여당 지휘봉을 거머쥔 김기현 신임 당 대표는 '오뚝이' 같은 정치 역정을 보냈다.
김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으로 17대 국회에 입성, 울산 남구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뒤 울산시장을 지냈다.
대변인·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의장 등 의정활동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나서 고향에서 행정가로 변신하기까지 이력은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를 석 달가량 앞두고 정치 인생 최대의 풍파를 맞았다.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장을 받은 날, 울산지방경찰청이 시청 시장 비서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김 대표의 동생이 건설 현장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 등이었다.
김 대표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고 반발했지만, 지방선거 결과는 보수 텃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시장 자리를 내준 낙선이었다.
경찰은 그해 10월 김 대표와 동생 등에 대해 불구속 기소 의견과 무혐의 등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낙선 후 야인이 된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한 '투사'로 변신했다.
지방선거 1년여 뒤 불거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철호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당시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고, 경찰에 하명 수사를 시켰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었다.
김 대표는 '전직 의원'이자 '전직 시장' 신분으로 자유한국당 회의에 참석해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검찰의 99쪽짜리 '불기소 결정문'을 흔들며 문재인 정권을 비판했다.
김기현, 당 대표 수락연설 |
이듬해 21대 총선에선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에서 4선에 성공했다. 절치부심 끝에 여의도 정치무대로의 복귀였다.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보수정당에서 원내대표에도 당선됐다.
그러나 4선 중진에 원내대표까지 지냈지만, 당 안팎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잠재적 당권주자들 중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밀고 선거운동을 시작했지만 한 자릿수에서 시작했던 지지율도 이런 평가와 무관치 않았다.
그런 그였지만 친윤(친윤석열)계 전폭적 지지 속에 '연대와' '지지'로 눈덩이 굴리듯 세를 불려가며 지지율 급상승을 거듭한 끝에, 1차 투표 과반 승리로 집권 여당을 이끄는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말 친윤계 실세인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 친윤계와 충돌 끝에 전대 출마를 포기했지만 전통 당원들에게 지지세가 강한 나경원 전 의원과의 '김나연대' 등이 전대 레이스를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친윤계의 압도적 지지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유일한 후보임을 당원들에게 각인한 것도 '당심 100%' 선거에서 주효했다.
다만 레이스 종반 무렵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 대통령실 행정관의 단체대화방 지지 논란 등이 불거지는 등 잡음도 만만치 않았다.
향후 이런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전대 과정에서 공언한대로 연대·포용·탕평(연포탕)으로 당내 화합을 이뤄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작지 않은 과제도 안게 됐다.
부인 이선애(62) 여사와 고교 시절부터 '13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슬하에 1남 3녀를 둔 '다둥이' 아빠다. 최근 맏이인 아들의 결혼식을 조용히 치렀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동료 의원들에게도 청첩하지 않아 식장에 화환 하나 없었다고 한다.
▲ 울산(64) ▲ 부산동고·서울대 법대 ▲ 대구지법·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 ▲ 17∼19대, 21대 국회의원 ▲ 울산시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거대책위원장 ▲ 국민의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장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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