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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헌정사상 최초 영부인 특검… 민주당 패스트트랙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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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180명 찬성 얻어야 의결

대통령 거부 시 200명 찬성해야

본회의 상정까지 최장 240일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9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하는 특별검사법을 발의하면서 '쌍특검'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정의당을 설득해 3월안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헌정사상 최초로 영부인에 대한 강제 수사를 추진하는 만큼 정부여당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실제 특검법을 처리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野 "쌍특검 3월 중 패스트트랙 지정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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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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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민주당은 특검법 추진을 본격화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국민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을 추진하기 위해 3월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위 쌍특검을 3월 중 패스트트랙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처리하겠단 게 우리 당 방침"이라며 "정의당과 협의 조정해서 23일 혹은 30일 본회의에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단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꽉 막힌 법사위, 정의당을 설득하라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카드를 꺼낸 배경은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특검법은 법사위 소관인데,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위원장은 특검법에 대한 법사위 심사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저지할 수 있다. 법사위원의 5분의 3인 11명이 찬성하면 법사위 자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민주당 의원이 10명인 가운데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따라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패스트트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다만 난관은 남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299명 중 5분의 3 이상인 180명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69석으로,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7명과 쌍특검에 찬성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더해도 180석을 채울 수 없다. 따라서 6석인 정의당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정의당을 설득해 범야권 공조로 특검법을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정의당도 특검 추진에 찬성하고 있지만, 특검 추천 위원 선정 주체·수사 범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양당이 특검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민주당이 정의당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본회의까지 최대 8개월, 尹 거부 시 200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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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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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에 성공해도, 실제 법안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검법이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면 상임위(법사위)에서 최대 180일간 심사 후 6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상임위가 법사위이기 때문에 90일간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은 거치지 않는다. 따라서 본회의 상정까지는 최장 240일, 즉 8개월 가량이 걸린다. '패스트트랙'이 아닌 '슬로우트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가 다시 표결에 들어가고 이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299명의 의원 전원이 출석할 경우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 것이다. 다수의 의원 동의를 필요로 하는 탓에 현재까지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된 법안은 많지 않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 수정안)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선거제 개혁안(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처리된바 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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