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당국 예금자 보호 조치…시스템적 리스크 확대 가능성 낮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SVB 파산과 관련해 국내 금융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
[한국금융신문 김형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국내 금융사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13일 이 원장은 SVB 사태가 국내 금융사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업권별 감독부서, 뉴욕사무소와 합동으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다만 유사한 영업구조를 갖는 미국내 금융사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금감원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별로 마련된 비상자금조달 계획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연체율, 자본적정성 점검 실시하고 미국 현지 감독당국과의 소통‧협력 채널을 최대한 가동할 방침이다.
SVB 파산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양적 완화 기조가 긴축으로 변화하면서 일어났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 투자가 진행됐고 이는 VC(벤처캐피탈) 지원을 담당하는 SVB의 예금이 급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주로 스타트업에 대출을 공급하는 SVB 특성상 상대적으로 예금이율이 높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미국 금융당국이 SVB 예금자 보호 조치를 실시함에 따라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모든 예금자의 인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1년 만기 대출을 SVB에 적격담보조건으로 공급키로 했다. 아울러 재무부는 250억 달러(약 33조원)의 안정기금을 활용해 지역 연준은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금감원은 국내 금융사의 경우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르며 양호한 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을 보유 중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공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일부 금융사는 잔존만기(듀레이션)이 길지 않고 최근 금리상승기에 투자한 경향을 보여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탰다.
금감원은 업권별 리스크 점검 결과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은행권은 예대업무 위주로 유가증권 비중이 총자산의 18%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모든 은행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기준인 100%를 초과했다. 인터넷은행도 자금조달이 예금자보호대상인 소액‧소매자금으로 이뤄져 단기간내 자금이탈 가능성이 낮았다.
저축은행과 카드, 캐피탈 등 중소서민금융사 역시 여신 위주의 자금을 운용하는 특성상 유동성이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말 유동성비율은 저축은행 177.1%, 카드 385.4%, 캐피탈 202.3%로 양호했다.
보험사의 경우 국공채 보유 규모가 컸지만, 자산‧부채 통합관리(ALM)와 신회계제도(IFRS17) 시행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이 안정적으로 통제됐다. 증권사도 유동성비율과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핀테크가 이번 사태로 자금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규제 개선 필요사항을 적극 발굴‧추진해 나가고 업권과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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