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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먼저 반응한 시장 … 韓국채금리 2008년이후 최대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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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VB 파산 쇼크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이후 13일 개장한 한국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급락세를 보였다. 금융시장 불안에 미국이 긴축 속도를 늦추고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리가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필요시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는 전 세계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거라는 견해가 많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268%포인트 떨어진 3.435%를 기록했다. 이날 3년 만기 국채금리 하락폭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대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을 거듭하면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나오던 이달 초 3.9%에 육박했던 3년물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인 3.5%보다 더 떨어졌다. 이날 5년물과 10년물 국고채 금리 모두 기준금리보다 하락했다. 3·5·10년물 국고채 금리가 모두 3.5% 아래로 내린 것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한 달만이다.

오는 21~22일(현지시간) 이틀 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 가능성이 낮아지고, 한국은행도 다음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국고채 금리를 끌어내렸다.

SVB가 스타트업·벤처캐피털 금융에 특화된 은행이란 점에서 SVB 파산이 '미국판 레고랜드 사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외에 시그니처은행, 코메리카 등 위험 은행으로 꼽히는 은행들의 총자산 합계는 미국 전체 은행 총자산의 9%로 낮은 숫자는 아니다"면서도 "일부 리스크만 현실화된다고 가정하면 작년 말 한국의 레고랜드 사태처럼 큰 소동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때 금융당국과 한은이 전방위적인 지원을 해 안정된 것처럼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대응으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긴축이 연기되고, 달러화 강세가 완화되면서 증시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반등해 전 거래일보다 0.67% 상승 마감했다. 개인만 대거 팔았고, 기관과 외국인은 모두 순매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SVB 파산과 관련해 참모들에게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금융당국도 SVB 사태가 국내 금융사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체 점검 결과 은행, 비은행 금융사 모두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를 뿐만 아니라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역별로 보면 은행은 총자산 중 유가증권 비중이 18%에 불과하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같은 규제가 있어 유동성도 충분하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예금액이 200만원에 불과한 개인 고객 예금이 주를 이루는 까닭에 단기간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강봉진 기자 / 박윤균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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