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03.16. photo1006@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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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12년 만에 셔틀 정상외교 재개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고 선언했고 일본 정부는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 해제를 발표했다.
검은색 슈트에 짙은 빨강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16일 오후 4시40분쯤 영접나온 기시다 총리와 함께 총리 관저에 입장했다. 양국 정상은 준비된 단상에 올랐고 일본 자위대 의장대의 '받들어 총 ' 사열을 받았다. 의장대는 애국가와 기미가요를 차례로 연주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의장대가 든 태극기를 보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으며 양국 정상은 단상에서 내려와 각국 수행원들과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측 수행원들 한사람 한사람과 악수하며 인사했고 기사다 총리 역시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 등 우리 측 수행원들과 악수하면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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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행사→소인수회담→확대회담…"12년만 셔틀외교 재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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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분가량 이어진 환영행사 이후 오후 4시47분쯤 양국 정상은 소인수 회담이 열리는 곳으로 함께 들어갔다. 정상회담은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 순으로 진행됐다. 소인수 회담은 오후 4시50분부터 시작돼 오후 5시14분 끝났다. 확대 회담은 오후 5시15분부터 시작됐다. 외교안보와 경제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논의됐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북핵 대응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공조 등이 각각 협의됐다.
윤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님과 제가 이렇게 만난 것은 그간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일 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을 양국 국민들께 알려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자유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은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해야 될 파트너다. 그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되어온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양국의 협력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에서는 그간 정체돼 온 한일 관계를 협력과 상생 발전의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익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기시다 총리께서 말씀하신 양국의 셔틀 외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앞으로도 총리님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간담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0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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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모두발언을 했던 기시다 총리는 "소인수 회의에서 일한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빈번하게 방문하는 셔틀외교 재개에 일치했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열렸던 소인수회담에서 셔틀 외교의 재개가 공식적으로 합의됐다는 얘기다.
기시다 총리는 "이 전체 회의에서는 일한 양국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만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간 의사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것에 대해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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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도발 규탄 '한목소리'…기시다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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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대통령의 방일 시점에 맞춰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자행한 북한에 대한 규탄도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동아시아뿐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와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한일 양국은 서로 긴밀히 공조하고 연대해 이러한 불법적인 위협과 국제사회의 난제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오늘 아침 북한의 ICBM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도발행위이며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며 "이러한 오늘날의 엄중한 전략 환경 하에 일한, 일한미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데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 앞서 가시적 첫 성과도 나왔다. 양국 정부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3대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 해제와 여기에 상응하는 한국 정부의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취하를 발표했다. 수출규제에 대한 우리 측의 보복조치로 이어졌던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 문제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치는 대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회담결과를 발표한다. 다만 한일공동선언문은 이번에 나오지 않는다. 좀더 시간을 두고 논의를 구체화해 정제된 문구로 만든 뒤 다음 정상회담 등에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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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일본, 실무방문임에도 최고 수준 예우…만찬 2대2 부부동반, 매우 드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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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윤 대통령의 방일이 '국빈방문'이나 '공식방문'보다는 외교 의전상 격이 낮은 '실무방문'이지만 일본 측이 최대한 예우를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일본은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도착했을 때 실무 방문임에도 부대신(다케이 슌스케 외무성 부대신)이 공항에 영접을 나오고 도심 교통을 통제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호로 예우를 표했다"며 "또한 윤 대통령 부부는 숙소로 향하는 길에 태극기를 든 교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실무 방문 접수 시 통상 총리관저에서 관계자 배석 하에 총리 주최 만찬을 실시한다"며 "그런데 오늘 저녁에 예정된 만찬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밀감을 높일 수 있도록 시간 안배를 위해 직접 2대2 부부 동반 형식으로 결정했다. 일본 관례상 두 부부만 동반하는 만찬은 매우 드문 편"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일본)=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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