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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점포 200개 줄인 은행들, 명퇴금은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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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린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이 같은 기간 국내 영업점은 되레 196곳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4대 은행 국내 영업점 수는 2012년 4137곳에서 지난해 2883곳으로 10년 새 30%나 급감했다. 4대 은행은 이 와중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막대한 명예퇴직금도 지급했다. 고객 편의는 줄이면서 본인들 이익만 늘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매일경제가 4대 은행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 국내 영업점 수는 2883곳으로 전년 3079곳 대비 6.4% 줄었다. 영업점은 지점, 출장소, 사무소 등을 포함한다.

최근 10년간 은행 영업점 수 감소세가 확연하다.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이 합병하며 중복 점포를 줄였다는 일회성 요인 이외에도 인터넷은행 등장으로 빨라진 비대면 거래 활성화가 은행의 영업점 수 축소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은행의 '공공성'을 지나치게 축소하면서 비용 절감만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앞세워 스마트폰, 현금입출금기 조작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 계층'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층을 상대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막아낸 '일등공신'들이 주로 영업점 현장 직원이라는 점은 영업점이 지닌 공공적 순기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은행들은 점포 수 축소 움직임에 맞춰 직원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거액의 퇴직금을 챙기겠다는 노동조합 요구를 받아들여 과도한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4대 은행 명예퇴직금은 총 7377억원으로 집계됐다. 별도로 집계돼온 수치는 없지만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이 같은 명예퇴직금 지급에 힘입어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의 경우 지난해 은행 내 연봉 '톱5'를 은행장이 아닌 일반 명예퇴직자들이 차지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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