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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시진핑, 푸틴과 만나 '반미' 결집·우크라 중재자 시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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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일 러시아 국빈 방문, 20일 비공개 오찬·21일 협상, 이후 성명 발표
- "러시아와 반미 연대 과시하며 세 결집 시도", "우크라 평화 구상"으로 새로운 국제질서 주도자 역할 자처


파이낸셜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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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면서 어떤 내용을 테이블 위에 올릴지 주목된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이른바 ‘반미 연대’를 과시하며 세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구상’을 앞세워 중재자이자 새로운 국제질서의 주도자로서 나서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나란히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을 싣고 미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시 주석은 전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패권, 패도,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사실상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에 통용되는 통치 모델은 없으며, 한 나라가 결정하면 그만인 국제 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은 미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구축될 경우 중국이 이를 주도할 것임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하며 ‘국제사회의 평화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중이다. 중국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의 주요 목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를 내세웠다.

푸틴 대통령 역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의 패권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방이 그 어느 때보다 낡은 신조와 사라져가는 지배력에 집착하면서 전체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건 도박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자국의 명령에 굴하지 않는 러시아와 중국을 저지하려 하며 그런 정책은 갈수록 격렬하고 공격적으로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중국·러시아·이란이 미국·영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등 서방측에 맞서 한편이 됐으며, 국제사회 영향력을 높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양면적 태도의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국빈 방문이 우크라이나 전황 교착과 사상자 증가, 국제형사재판소의 전쟁범죄 혐의 체포영장 발부 등에 맞닥뜨린 푸틴 대통령에게 대내와 이미지를 강화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중·러 밀착을 경계하고 있으며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에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서방은 오히려 중국이 시 주석의 방러 기간 중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합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중국이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계속한 점 △중국이 러시아 석유의 최대 구매국가로 남아 전쟁 자금 조달에 도움을 준 점 등을 언급하며, 중국의 러시아 무기 제공 가능성을 언급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에 지렛대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중국은 ‘중립’이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사실상 러시아 편에 서 왔고 우크라이나 측과는 거의 대화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낮(현지시간) 일대일 비공식 오찬을 연 뒤 21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언론에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대변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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