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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극단선택' 아파트 경비원들 "갑질 관리소장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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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명 모여 집회…관리소 앞까지 행진도

일부 주민, 지지 현수막 내걸어

관리자의 '갑질'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동료 70여명이 집회를 열고 관리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74명은 이날 오전 아파트 정문 앞에 모여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소장을 해임해달라는 우리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반장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몬 관리소장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관리사무소 앞으로 행진했다. 관리소장은 이날 출근은 했으나,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시아경제

관리소장의 '갑질'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이 일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앞에서 20일 동료 경비원 70여 명이 소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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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11년 동안 일해온 박모씨(74)는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동료들에게 전송한 뒤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그의 동료들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비호를 받은 관리소장이 박씨에게 부당한 인사조처와 인격 모독을 자행해 박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비원들은 3개월짜리 초단기 계약과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려왔으며, 실제로도 지난해 12월 관리소 위탁업체가 바뀐 이후 경비원 13명이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사망 이후 경비원 6명이 부당한 업무 지시와 고용 불안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약 10명이 퇴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편 이 아파트 후문에는 '직원에게 죽음을, 주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입대의(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관리소장은 즉각 물러나라. 입주민 일동'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새로 등장했다. 이 아파트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뜻이 맞는 입주민끼리 합심해 현수막을 설치했다"며 "관리소장은 이마저도 내리라고 항의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 아파트에는 박씨의 사망 사건 직후 '관리소장과 입대의회장 갑질로 경비원이 유서를 남기고 투신 사망했다. 경비원, 미화원 일동'이라고 적힌 추모 현수막이 걸렸으나, 집값이 내려간다는 주민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정문 현수막은 제거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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