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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구호에 그친 '평화 중재'…시진핑, 경제협력 실속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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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평화와 대화' 지지한다지만…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빠져
기대했던 '평화 중재자' 역할은 알맹이 없는 선언적 수준
러시아 수출길 열어주고 싼 값에 천연가스.석유 등 수입
굳건해진 반미동맹…대만 관련 '하나의 중국' 재확인도
노컷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공동 성명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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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종식을 시 주석의 '평화 중재자' 역할은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 없어 '평화 중재자' 역할 미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평화적 대화를 통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강조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타스 통신 등 러시아 현지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공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와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준비만 된다면 중국의 평화 계획이 사태 해결의 토대가 될 수 있다"면서 "러시아는 가능한 빨리 한 평화회담을 재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전쟁 종식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대신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사태 해결의 지침서처럼 언급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것으로 △평화 회담 시작 △민간인과 전쟁포로의 보호 △포괄적인 휴전 도달 △전후 재건 촉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입장문에는 휴전이나 종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러시아군의 점령지 철군 등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등 서방세력으로 부터 진정성을 의심 받았다.

그런데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내용이 반복되면서 시 주석의 '평화 중재자' 역할이 알맹이 없는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 수출길 열어주고, 싼값에 원자재 수입

이렇게 당초 관심을 모았던 시 주석의 평화 중재자 역할은 미미했던 반면 양국간 에너지와 첨단 산업 등 경제협력 분야에서 그는 실속을 톡톡히 챙겼다.

우선, 미국 주도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를 중국이 싼 값에 수입하는데 양측이 합의했다. 공동성명에도 '에너지 부문의 포괄적 파트너십 강화'와 '상호 및 글로벌 에너지 안보 보장'을 명시했다.

특히, 양측은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시베리아의 힘-2'(Power of Siberia-2)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에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500억㎥ 천연가스가 공급된다. 또, 석유 공급 역시 늘리기로 합의했다.

노컷뉴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성 게오르기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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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어려워진 러시아산 식품의 중국 수출 역시 늘릴 계획이며, 제재 영향으로 떠난 서방기업을 대체해 조선, 자동차 등의 산업 분야에 중국 기업의 진출길도 열어주기로 했다.

이밖에도 △ 국제 무역에 위안화 사용 확대 △IT와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 강화 △북극항로 개발 협력 △물류 시스템 개발 촉진 등 다양한 경제분야에서 양국이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사실상 경제적으로 봉쇄된 러시아의 수출길을 열어주면서 중국은 싼값에 에너지 등 원자재를 수입하고, 자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미국에 맞서 반미동맹…러시아, '하나의 중국' 재확인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은 이번 방러를 통해 경제 분야 뿐만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러시아의 지지를 보다 확고히 이끌어 내며 반미 동맹을 굳건히 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공동성명에 "모든 핵보유국은 자국 영토를 넘어 핵무기를 배치해서는 안 되며, 해외에 배치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해야 한다"고 명시하며 미국을 정조준 했다.

또, 미국의 사드 배치 등을 겨냥해 "미국이 글로벌 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여러 지역에 이를 배치하려는 활동을 늘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대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불가분의 일부임을 인식하고, 어떤 형태로든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고 공동성명에 명시하며 러시아의 협조를 다시 한번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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