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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지선 교수가 가해자에게 남긴 말…"용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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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서 아버지에게 "전해달라"

"미워하는 것보다 살아남는데 집중"

교통사고로 입은 전신화상의 아픔을 딛고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감동을 준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사고 가해자에게 전하려 했던 말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대학교 4학년 재학 중 교통사고를 당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이후 23년 만에 교수가 돼 모교로 돌아와 다시 감동을 줬다.

이 교수는 22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자리에서 "사고가 난 후 중환자실에서 아버지에게 사고에 대해 설명을 듣고, 가해 차량 운전자가 혹시 자신을 찾아오면 '용서했다'고 전해달라고 아버지께 부탁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진출처=tvN '유퀴즈 온 더 블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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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해자는 끝끝내 이 교수를 찾아오거나 사과하지 않았다고 한다. 법의 처벌을 받은 것 같다고 추측했을 뿐이다.

이 교수는 "보통은 합의해달라고 찾아온다는데 아무도 안온다(고 하시더라)"며 "누군가를 미워하고 분노하는 감정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지 않나. 그것만큼은 피할 수 있도록 한 신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진행자 유재석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이자 "화내지 말라"며 만류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물론 사람마다 각자 다를 것"이라며 가해자가 찾아오지 않은 데에 "제가 살아남는 것에 집중할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해
이 방송에서 이 교수는 사고 당시 상황도 전했다.

그는 "옆 학교에 다니고 있던 오빠의 작은 차를 얻어 타고 가던 중이었다"며 빨간 불이 들어와 차를 세웠을 때 뒤에서 달려온 음주운전 차량이 이 교수 남매가 타고 있던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신호대기 중 제일 뒤에 서 있던 저희 차를 들이 받았고, 다른 여섯 대의 차량과 부딪치다가 불이 나기 시작했다"며 "불이 제 몸에 먼저 붙었고, 오빠도 저를 꺼내면서 화상을 입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사고로 몸의 55%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화상 환자의 수술은 상한 피부를 걷어내고, 그 부위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소독을 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통증을 견뎌내야 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 교수는 사고 후 처음으로 자신의 피부를 확인하고 '내가 살 수 없는 상황이구나'라고 직감하여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말을 들은 이 교수의 어머니는 딸의 입에 밥을 밀어넣으며 "이게 지선이 살이 되고 피부가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그런 엄마를 보면서 살아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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