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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윤석열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文정부와 확연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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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2000여명 참석 규모 대폭 확대
尹부부, 유가족·장병 적극 위로
尹, 6차례 ‘北도발’ 언급하며 경고
文은 2번 참석…北 도발에 침묵


매일경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앞서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유족과 인사하고 있다. 2023.3.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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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조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을 제대로 예우하겠단 뜻을 분명히 밝혔다. 기념식 규모도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 시절보다 대폭 확대됐고, 윤 대통령도 북한의 도발이란 표현을 수 차례 언급하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는 서해수호 55용사의 유가족과 참전 장병, 정부 주요인사, 군 주요직위자, 시민, 학생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물론 코로나19 여파가 사그라들면서 대규모 행사가 가능해졌지만, 그만큼 윤석열 정부가 이번 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규모(200~250명)로 제한하여 개최했지만, 올해는 그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자리한 것도 특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5년 중 두 차례만 모습을 드러냈고, 나머지 행사엔 국무총리가 대신해 참석했다. 특히 취임 후 2년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천안함 46용사 유족협의회 등이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또 2020년 취임 후 처음으로 문 전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쓰지 않아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반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늘 우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 대청해전, 연평도 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 도발로부터 북방한계선(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 등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총 6차례 사용했다.

유가족과 참전 장병 등과 대통령 부부 사이의 관계도 주목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기념식에 앞서 국립대전현충원 내에 있는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들러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는 서해수호 참전용사 및 유족 일부와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청자 씨와 두 손으로 악수하고 대화하기도 했다. 김 여사도 민 상사의 묘소에서 윤씨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씨는 2020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기습 질문을 한 인물이다. 같은 날 김정숙 여사가 윤씨를 무표정으로 응시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천안함 생존 장병인 전준영 씨에겐 “잘 있었어요?”라며 어깨를 토닥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권에 뛰어들기 직전이었던 2021년 6월 6일 현충일 당일에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전씨 자택을 직접 찾은 바 있다. 기념식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는 39명의 유가족, 9명의 참전 장병과 함께 현충탑을 참배했다.

유가족 대표와 참전 장병들의 좌석을 주요 인사석으로 배치한 것도 이날 기념식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기념식이 끝난 뒤 퇴장하면서 1열에 앉은 유족 및 참전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또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의장대 등 각 군 의장대의 대규모 합동 행진도 이뤄졌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표하면서 국가가 영웅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 대통령실 측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오늘 기념식은 과거 기념식과는 달리 서해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추면서, 영웅을 기억하고 굳건한 안보의지를 표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부가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공을 들인 것은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제대로 예우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가보훈처를 부로 승격하는 안을 내걸었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6월 5일 국가보훈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날 기념식 슬로건도 윤 대통령의 항상 강조해왔던 ‘자유’가 포함된 ‘헌신으로 지켜낸 자유, 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이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제8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지도부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등을 찾아 참배했다.

김 대표는 묘비를 쓰다듬으며 유족을 위로하기도 했고 고 이상희 해군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장병 유족회장도 만났다. 이 회장은 “전 정권때 가족들이 숨 못쉬고 살았다”며 천안함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고, 김 대표도 “저희가 잘 기억하고 길이길이 기억에 남게 하겠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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