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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청년 생존문제인 탄소중립안, 불확실성 너무 커"…퇴장 시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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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녹위-환경부, 청년단체에 온실가스 감축 정부안 놓고 토론

'듣겠다'면서 2.5시간 중 정부 1.5시간 발언…요식행위 지적도

뉴스1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회원이 24일 오후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기본계획 수립 등을 위한 청년단체 토론회에서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의 답변 부실에 반발하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던지고 퇴장하고 있다. 2023.3.24/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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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아동과 청소년, 청년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 온실가스 감축안을 토론회 며칠 전에서야 내놓고 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청년 의견을 반영할 의사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청년 환경단체와 대학생, 청년 활동가들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에 대해 강한 반발감을 드러냈다. 일부 청년단체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답변에 반발해 퇴장 시위를 하기도 했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환경부는 24일 오후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기본계획 수립 등을 위한 청년단체 토론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약 50명의 청년들이 참석해 온실가스 감축 정부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산업부문 탄소 감축량 축소 등 부문별 비율 조정에 대한 의문과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이용(CCUS)의 불확실성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기후위기 턴테이블 소속 조혜원씨(서울대 환경계획학과)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이용(CCUS)의 현실성에 대해 지적했다. 정부가 활용하고자 하는 국내 저장소나 해외사업의 경제성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조씨는 "다른나라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묻겠다는 게 외교문제가 될텐데, 이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감축 비율을 늘리는 게 타당성이 낮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호성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과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게 맞다"면서도 "세제 혜택이나 재정 지원 등 가용한 수단을 활용해 빠르게 상용화되고 개선될 수 있도록 R&D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해양 CCUS에 대해서도 "경제성만 놓고 보자면 CCUS 뿐만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등도 경제성이 없다"며 "이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목표가 이뤄지는 방향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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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이 24일 오후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기본계획 수립 등을 위한 청년단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24/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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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청년들은 '산업부문의 감축 목표를 줄이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영자들이 이번 정부안에서 산업계 부담이 줄어든 데 환영했던 것과 상반된 목소리다.

제조업 대기업에 재직 중인 A씨는 "국내 제조업 대기업은 탄소무역장벽(CBAM) 등 여러 규제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ESG경영과 R&D에 투자해왔다. 탄소 배출부담을 완화하는 정부 조치가 기업의 탄소중립 투자 축소로 이어지며 기업 경쟁력 약화와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민 기후변화청년모임 상임공동대표는 정부안이 발표되기 하루 전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들고 "국제사회는 '미래의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하라'는데 윤석열 정부의 계획은 실망스럽다"면서 "새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를 존중한다면 여러 청년단체가 제안한 2040 기후 중립 시나리오를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김민 대표에게 "정부안은 완성된 계획이 아니라 롤링 플랜(Rolling plan, 수정·보완하는 계획)이다"며 "완성된 계획이 나올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민 대표와 기후변화청년모임 회원들은 "희망이 있을까 해서 왔는데 청년 목소리를 아무 것도 듣지 않는다"며 출력물을 던지고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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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회원이 24일 오후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기본계획 수립 등을 위한 청년단체 토론회에서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민간위원장의 답변 부실에 반발하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던지고 퇴장하고 있다. 2023.3.24/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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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대표가 던진 것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다. 지난 20일 발간된 이 보고서에는 IPCC는 2020년 이후에 태어난 이들은 각각 1950년, 1980년대에 태어난 이들보다 평균기온이 1~4도 높은 상황에서 살아가면서 기상 이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년들은 이밖에 내연기관차 퇴출 확대와 노인과 아동 등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교육과 주거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도 정부안에 보완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의 최종안 국회 제출을 미뤄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토론회는 예정보다 30분을 넘겨서 끝났다.

청년들은 토론회 진행 방식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주요 토론 시작 전에 김 위원장이 약 20분간 발언했다. 탄녹위와 환경부가 정부안에 대해 약 40분 가량 브리핑했다. 토론시간을 넘긴 뒤에는 정부 측이 약 20~30분 동안 청년들의 의견에 대해 답했다.

2시간30분 가량 토론 시간 중 1시간30분여를 정부의 발언에 쓰이자 곳곳에서 토론회가 요식행위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김선률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부대표는 "청년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을 위한 자리가 될까봐 우려된다"면서 "다음번에 이런 자리가 또 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탄녹위와 환경부는 27일에는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토론회를 연다. 이후에는 국무회의 정부안 심의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확정된 최종안은 4월 중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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