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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수용 한계 넘은 여성 교도소…주민들 반발,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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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경기도 화성에 새 교도소를 만드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 전용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가 수용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인데, 화성 지역 주민들은 문제가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김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800명이 수감 중인 청주여자교도소.

일반 교도소에도 여성 수용 공간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 전용 교도소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의 이은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의 고유정 같은 강력사범들은 모두 이곳에 수감됩니다.

전국에서 유일한 여자교도소에 와봤는데요, 교도관과 함께 직접 교도소 안을 살펴보겠습니다.

검문소를 통과해 운동장을 지나면 나오는 수감자 생활 공간인 수용거실, 6평 남짓한 공간인데 화장실과 관물대를 빼면 남는 공간이 얼마 안 됩니다.

현재 이곳 수용거실에는 정원보다 약 2배 많은 인원이 수감돼 있습니다.

전국 교도소의 여성 수용자 수용률은 정원 기준 124%, 특히 이곳 청주여자교도소의 경우 131%에 달합니다.

파란색 이름표는 마약사범을 나타내는데, 최근 급증 추세입니다.

[노지현/청주여자교도소 교도관 : 저희가 지금 외국인 수용자들이나 이런 그 마약사범 그리고 보이스피싱 이런 수용자들이 굉장히 많이 구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수용 한계를 넘어서다 보니 좋은 잠자리 순번까지 생겼고 폭력도 빈발합니다.

[노지현/청주여자교도소 교도관 : 거실 짐 때문에 많이 싸워서 폭력까지 휘둘러서 지금 징벌된 수용자가 있거든요. 관물대를 추가 설치해주고 싶어도 나중에 취침할 때 잘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교도관들의 신경도 곤두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규성/청주여자교도소장 : 수용자 상호 간의 갈등이 높아지면 직원들도 거기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텐션이 계속 유지되면 그게 이제 직접적인 스트레스….]

국가인권위원회도 여성 수용자 과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난해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법무부의 우선 순위는 경기 화성에 새 교도소 짓기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청회 한 번 없었다고 반발하며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양섭/교도소 추가 설립 반대 비대위원장 : 밀실행정을 통한 화성여자교도소 신설 계획을 뉴스로 접하니 통탄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역에 화성직업훈련교도소와 외국인보호소 등이 있는 것도 추가 교정시설에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화성여자교도소가 들어올 부지입니다.

1만 평이 넘는 이곳은 과거 수감자들이 노역을 하는 염전으로 사용됐는데, 지금은 이렇게 빈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법무부는 입지 승인을 얻는 등 절차적 문제는 없다면서도 원활한 추진을 위해 주민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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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김지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눈으로 본 여성 교도소 현실은?

[김지욱 기자 : 제가 보안상의 이유로 카메라에 다 담지 못했지만 눈으로 본 것을 조금 더 말씀을 드리면요, 처음 교도소에 들어갔을 때 수감자들이 운동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앞쪽에 이렇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그게 운동장에 한 번에 들어가면 운동할 공간이 없어지니까 시간을 나눠서 이용하는 것인데요. 또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잠자리 순번제라는 것도 있습니다. 공간이 워낙 좁다 보니까 화장실 앞자리에서도 또 문 앞자리에서도 잠을 자야 하는데, 모두가 기피하다 보니까 어떤 순서를 정해서 잠을 자야 하는 공간을 나누기 위한 나름의 규칙도 생긴 것입니다.]

Q. 화성여자교도소 신설 갈등, 해결책은?

[김지욱 기자 : 그런데 일단 현행법상으로는 입지 승인을 받을 때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것 외에는 별도의 대화 절차가 규정돼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화성의 경우 1996년 승인이 떨어졌고 약 30년이 지난 지금 실시 설계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사는 주민들은 반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 의견 한번 들어보시죠.]

[서종국/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 집행이 늦어짐으로 인해서 인근 주민들은 이 내용을 잘 모를 수가 있습니다. 주민하고 조금 세밀한 협의를 통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공공에서 해야 되지 않을까.]

[김지욱 기자 : 구체적으로는 공청회나 주민 열람, 또 전문가 자문 등을 검토해볼 수 있겠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승진)
김지욱 기자(woo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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