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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제2의 누누티비' 언제든 가능…"입법·감시·캠페인 병행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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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강화와 입법 압박에 절반의 성과 거뒀지만…인식 변화부터 시급

연합뉴스

누누티비
[누누티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국내 비판 여론과 정부의 제재 강화에 일단 손을 들었지만 제2, 제3의 누누티비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선진국들도 완전히 근절하지 못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에 의한 피해를 어느 정도나마 최소화하려면 결국 입법 보완, 정부의 지속적 감시, 시청자 인식 변화라는 세 가지 바퀴가 맞물려 굴러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누누티비에 대한 비판 여론은 2021년 서비스 시작 때부터 있었지만 최근 히트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등이 무단으로 시청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난이 더 커졌다.

누누티비는 URL(인터넷주소) 변경 등 수법으로 정부 제재를 피해 나갔고, 일반 이용자들도 소셜미디어 등으로 변경 URL을 공유하며 피해 확산을 방조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누누티비의 월 활성 이용자를 1천만명 이상으로 보기도 한다.

결국 업계에서는 천문학적 피해에 연대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통신사와 공조해 접속 차단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의 수사 착수도 이뤄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일정 규모 이상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할 경우 접속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방위 압박이 이뤄지자 누누티비는 결국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들을 일괄 삭제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국내 OTT 피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한다"는 입장도 곁들였다.

하지만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불법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OTT들도 세계 최대 불법복제 대응조직인 ACE(Alliance for Creative and Entertainment)를 통해 콘텐츠 불법 유통에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연합뉴스

더 글로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블루앵글호스트'(BlueAngelHost), '프라이빗 레이어'(Pri트vate Layer), '루트래커'(RuTracker), '스파이더'(Spider) 등 불법 사이트들이 주로 미국의 손길이 닿지 어려운 중동 등 지역 곳곳에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누누티비'를 없애도 어디선가 '뉴뉴티비', '노노티비'가 등장할 것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애플리케이션(앱) 마켓만 들여다봐도 누누티비와 유사한 앱들이 인기 앱 순위에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특허청을 통해 저작권 침해를 단속하고 있고, 현실적으로는 무역 보복 등을 통한 억제도 가능하다. 영국도 과거 아마존에서 판매돼 논란이 됐던 불법 스트리밍 녹화장치 '코디박스'(Kodi box) 등을 선례로 삼아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국내에서도 피해가 더욱 확산하기 전에 입법 보완, 정부 감시, 시청자 캠페인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25일 "정부는 관계부처와 수사기관·민간단체 등과 협력해 저작권 침해 불법 서비스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하고, 국회도 불법 사실을 인지하고도 지속해 링크를 공유하는 행위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링크를 공유하고 시청하는 행위도 범죄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는 만큼 창작자에게 큰 고통을 안기는 행위라는 모두가 인지할 수 있게 민관 협동 캠페인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속 기구인 방심위는 "누누티비를 포함한 저작권 침해 정보를 상시 모니터링해 주 2회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상정해 접속차단을 하고 있으며 특히 URL만 변경한 대체 사이트 및 권리관계가 입증된 불법복제 게시물은 평균 4일 이내 처리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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