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차주 신용도 열위, 건전성 위험 이어질 우려
대출 포트폴리오 다양화 위한 측면도
디지털 기술 장점 살려 중저신용자 적극 발굴해야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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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의무 대출비율을 다소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자본력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차주의 신용도가 낮아 경기 침체 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게 이러한 주장의 근거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뱅크 5주년’ 토론회에서 “인터넷은행이 가계대출시장의 혁신 촉매로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중저신용대출 비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자본력과 업력에 비해 이미 충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여 교수의 판단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당국의 기준 40%에는 미달했지만 이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봤다.
여 교수는 “향후 경기가 침체될 경우 인터넷은행 전반에 걸쳐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때문에 경기 상황에 맞춰 보다 탄력적인 정책 운영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중저신용자 의무 대출비율을 다소 완화하거나, 자본규모 대비 일정 수준의 대출비율을 제시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인터넷은행이 대출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다양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를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이 테크 기업의 장점을 살려 은행 이용이 어려운 금융소비자들을 적극 발굴해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은행은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은행산업의 경쟁을 촉진해 은행권의 보수적인 영업행태에 자극을 줬다는 점에선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체로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집중해 왔고 최근에 금융당국의 드라이브로 중금리대출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금융서비스 개발, 신시장 개척 등에 있어서는 다소 미진한 점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터넷은행이 설립 취지에 맞게 성장하려면 테크기업의 특성을 살려 기존 은행이 서비스하기 어려운 신용도 범위의 중저신용자 등 니치마켓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 디지털기술에 익숙한 인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인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대안신용평가 능력을 높여 공익성과 수익성 모두 도모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통위원은 “은행산업 혁신을 위해 인터넷은행이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기반 금융서비스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중저신용자, 혁신산업 대출 등 기존 은행산업에서 소외됐던 소비자를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지속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토큰경제에 대비한 미래금융 인프라 구축 및 실용화에 인터넷은행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도 좋을 거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인터넷은행이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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