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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금통위원 "인터넷 은행, 은행산업 혁신 취지 맞게 영업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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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 "SVB사태, 중소형 은행 취약점 보여줘…타산지석으로 삼아야"

금융위 "인터넷 은행 유동성 우려되는 상황 아냐…규제 개선 검토중"

연합뉴스

인터넷 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
[카카오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 취지는 기존 은행권의 혁신 및 비용절감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며 인터넷 은행이 금융권에서 차별화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금통위원은 27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인터넷전문은행협의회 공동 주최 '인터넷 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신 금통위원은 은행 산업이 '쿠르노(Cournot) 과점시장'의 특성을 보인다면서 "기존 은행들에 금리 경쟁을 할 만한 인센티브가 부족하고,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출범한 것이 인터넷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쿠르노(Cournot) 과점시장이란 제한된 숫자의 경쟁사들이 가격경쟁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생산 의사결정을 감안해 각자의 생산량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을 뜻한다.

그는 은행 산업의 불안정성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완전 경쟁 형태로 산업을 재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신 금통위원은 과거 은행산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논의가 있을 당시 소수의 신규 은행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했었으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신규 진입 은행들이 초기에는 약간의 경쟁을 촉진하겠으나, 고객이 확보되고 나면 다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5대 메가 뱅크가 아니라 7대, 8대 메가뱅크가 있는 형태로 회귀하는 결과가 전망됐다"고 당시 결론의 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선택한 방안이 기존의 은행과 완전히 차별화된 형태의 은행인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한 것"이라며 최초의 인터넷 은행 출범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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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신임 한국은행 금통위원
(서울=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새로 합류한 신성환 위원. 2022.7.28 [한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신 금통위원은 은행 산업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 인터넷 은행들이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기반 금융서비스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인터넷 은행은 중·저신용자, 혁신산업 대출 등 기존 은행 산업에서 소외됐던 고객 대상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토큰경제(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을 토큰화하여 탈중앙화 플랫폼에서 배분하거나 거래하는 경제)에 대비한 미래금융 인프라 구축에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 금통위원은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스테이블 코인, 토큰화 예금 등을 이용한 금융거래 인프라 구축 작업이 진행중"이라면서 "이런 부분에서 인터넷 은행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신 금통위원은 "인터넷 은행이 기존 은행과 비슷한 형태로 영업을 한다면,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면서 "인터넷 은행 관계자와 규제당국은 본래 기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언급하며, 국내 인터넷 은행이 유의해야 할 지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SVB 사태는 은행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할 때 중소형 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금리 인상기에 대형 은행의 예금은 잘 움직이지 않는 특성이 있었다"면서 "4천700여개 중소형 은행들은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민 교수는 "우리가 해외 사례를 통해 은행 산업의 경쟁을 얼마나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내 인터넷 은행의 유동성·건전성 우려를 일축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SVB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CS) 문제 등으로 국내 인터넷 은행에 대한 염려가 일부에서 제기되는데,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고,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인터넷은행의 사업을 제한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신 국장은 "가계대출에 치중된 인터넷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측면에서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 대출에 있어서 활성화하는데 규제 개선을 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인터넷은행도 해당 부문에 대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작업을 한다면, 대출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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