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은 기준금리 현 수준 유지
SVB 영향 적지만 소비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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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꼽은 올해 핵심 경영키워드는 ‘리스크 관리’다. 고물가, 고금리, 경기둔화, 부동산시장 침체 복합위기 속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및 시그니처은행 파산과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 독일 도이체방크 주가 급락 등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덮치며 건전성 관리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본지가 금융권 CEO 3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중 97%는 올해 경영환경이 매우 어렵거나,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가계부채 등 산적한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자칫 국내 금융시장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 CEO의 76%는 올해 핵심 경영과제를 ‘리스크 관리’로 꼽았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보다는 자산건전성 관리를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다.
최근 SVB 파산과 시그니처은행 파산이 촉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스위스의 CS 유동성 위기를 거쳐 독일 최대 투자은행(IB)인 도이체방크까지 번졌다. 24일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주가가 8% 이상 급락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유럽까지 금융권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처럼 공포가 급속하게 번진다는 뜻에서 ‘뱅크데믹’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태다.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글로벌 뱅크데믹 사태가 국내 금융권에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장은 “도이체방크의 경우 최근 신종자본증권(AT1) 이른바 코코본드 상각이슈가 제기되면서 유럽 은행권 전반의 코코본드 우려가 나와 문제가 된 것”이라며 “유럽 대형 은행들과 비교해 도이체방크가 갖고 있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고, 자본 규모를 봤을 때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뱅크런 현상은 투자자와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좋지 않은 인터넷은행이나 지방은행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금리도 최대 관심거리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조달금리 상승, 민간소비 감소와 저신용층 부실 가속화로 이어져 성장성과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
금융사 CEO의 50%가 올해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봤다. 26%는 현 수준보다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고, 나머지 23%는 현 수준보다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면서 미 금리는 4.50∼4.75%에서 4.75∼5.0%로 뛰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0%다. 한국 금리와의 격차는 2000년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1.5%p가 됐다. 한은은 다음 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최종적인 올해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61%의 CEO가 3.5~4.0%를 예상해 가장 많았다
[이투데이/김범근 기자 (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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