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국내 1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유일하게 특정 신용평점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신용대출을 제공하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 대상 영업을 다시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금융연구원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KCB 기준 신용평점 851점 이상 구간에서 15개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신용평점 850점 이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도 다른 은행과 비교해 크게 낮지 않았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평점 850~801점대 고객 대상 신용대출 신규 금리가 낮은 은행 1위, 2위는 우리은행(6.58%), 신한은행(6.65%)이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3위(6.67%), 토스뱅크는 14위(8.53%)였다.
카카오뱅크는 800~751점, 750~701점, 700~651점, 650~601점, 600점 이하로 갈수록 대출금리가 낮은 순위가 5위, 6위, 8위, 9위로 내려갔다. 토스뱅크는 11~14위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2~4위에 머물렀지만 650점 이하 대출은 취급하지 않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목표 비중을 달성했기 때문에 올해 초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이라며 "올해도 연간 공급 목표 비중(32%)를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이 다시 고신용자를 포섭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달 기준 국내 15개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구간별 신규 취급 비중을 보면, 금리 6% 미만 취급 비중은 카카오뱅크 79.2%, 케이뱅크 65.1%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취급 비중 44.4~71.8%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비중은 26.7%로 낮았다. 금리 6% 미만은 고신용자 신용대출로 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에게는 '디마케팅' 전략을 쓰고, 고신용자에게는 유인 전략을 쓰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에게만 낮은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최저금리(4.01%)와 신용평점 850점 이하 중신용대출 최저금리(4.228%)는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지난 1월말 중신용대출 금리를 0.7%포인트 낮추기도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로 갈수록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인터넷은행이 자체 신용평가모형(CSS)를 활용해 우량한 차주로 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저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건 금리가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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