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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아직 파킹통장 넣니? 난, 한달짜리 3% 정기예금으로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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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 떨어지자…1~3개월 단기 예금 ‘북적’

지난해 한 저축은행 파킹통장에 비상용으로 1000만원을 넣어둔 직장인 박모(37)씨는 최근 돈을 인터넷전문은행의 만기 1개월짜리 정기예금으로 옮겼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수시 입출금식 통장이다. 주차(parking)하듯 목돈을 잠시 보관한다는 뜻에서 이렇게 부른다. 작년 말 은행권에서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불붙으면서 한때 일부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가 연 4%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높아야 3%대 초반으로 금리가 떨어졌다.

박씨가 작년 가입했던 파킹통장 금리는 최근 연 2.8%로 떨어졌다. 반면 새로 든 인터넷전문은행 정기예금은 한 달만 맡겨도 금리가 연 3%다. 박씨는 “금리도 덜 주는데 굳이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 돈을 넣어둘 이유가 없다”며 “파킹통장 대용으로 만기가 짧은 예금을 들었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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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짜리 단기예금이 뜬다

목돈 예치용으로 인기를 끌던 파킹통장의 금리 매력이 뚝 떨어지면서 6개월 미만으로 만기가 짧은 ‘단기예금’이 뜨고 있다. 통상 정기예금 만기가 1년 이상이지만, 단기예금은 만기를 한 달 단위로 설정해 짧게 가져간다. 단기예금은 짧더라도 만기가 있는 반면, 파킹통장은 만기가 없다는 게 차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이미 대부분 단기예금이 파킹통장 금리를 추월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파킹통장 금리가 각각 연 2.7%, 연 2.6%인데 정기예금 금리를 1~3개월로 설정하면 연 3%다. 이 두 은행의 정기예금은 1~36개월 만기 중 선택할 수 있고, 예치 기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토스뱅크 파킹통장은 예금 보호 한도인 5000만원까지는 금리 연 2.2%를 준다. 토스뱅크 정기예금은 만기를 짧게는 3개월로 설정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금리가 연 3.5%다.

산업은행도 만기를 최소 1개월부터 선택할 수 있는 ‘KDB 정기예금’을 지난 13일 출시했다. 만기가 1개월인 경우 금리가 연 3%다. 만기를 가장 긴 60개월로 설정해도 연 3.5%라 예치 기간에 따른 금리 차이도 아주 크지는 않은 편이다.

기업은행(연 2.95%)과 SC제일은행(연 2.6%)도 만기 1개월부터 가입할 수 있는 정기예금 상품이 있다.

다만 1개월짜리 예금은 대부분 중도 해지 시 0%대 금리가 적용된다. 파킹통장처럼 수시로 돈을 빼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기간 출금 계획이 없는 경우 유리하다.

◇고금리 유혹하던 파킹통장 금리는 ‘뚝’

정기예금 금리가 가입 시점부터 만기까지 고정되는 데 비해 파킹통장은 예치 기간 중 금리가 바뀔 수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연 4%대 고금리로 예치를 적극 유도하던 저축은행들은 올 들어 조금씩 파킹통장 금리를 내렸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입출금통장’은 금리가 연 2%대로 주저앉았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연 3.2%였던 금리가 최근 연 2.8%로 인하됐다. 다올저축은행 파킹통장인 ‘Fi 저축예금(비대면)’ 금리는 작년 말 연 3.8%였지만 이달 연 3.1%까지 떨어졌다. 대면 가입 시 금리는 연 2.9%다.

작년 OK저축은행의 연 4% 파킹통장에 3000만원을 넣어둔 윤모(33)씨는 “툭 하면 파킹통장 금리를 낮추겠다는 메시지가 오더니, 최근 우대금리를 다 포함해도 연 3%를 준다고 통보받았다”며 “3개월여 만에 금리가 1%포인트나 내려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저축은행들은 금리를 낮추는 이유에 대해 “이제 작년 하반기처럼 고금리로 자금을 유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작년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자, 저축은행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파킹통장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렸다. 이후 금융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이 떨어지자 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렸고, 저축은행도 더 이상 고금리를 내걸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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