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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원인에 ‘기후변화’ 없는 ‘2022년 이상 기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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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 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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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국무조정실, 국토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30일 냈다. 보고서는 지난해 발생했던 국내외 ‘이상기후’를 정리했다. 지난해 발생했던 이상기후를 분석하면서 낸 원인에 ‘기후변화’ ‘기후위기’ 등 열쇳말은 빠져 있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은 집중호우, 가뭄, 열대야, 폭염, 태풍 등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가 컸다.

지난해 8월 중부지방에서 발생했던 집중호우로 총 17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가축 3만3910마리도 폐사했다. 재산피해는 3154억원에 달했다.

남부지방 가뭄일수는 1974년 이후 가장 많은 227.3일이었다. 가뭄은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열대야는 6월 말부터 찾아오기 시작했다. 7월 상순임에도 경상 내륙에는 하루 최고기온이 38도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도 5개로 평년(3.4개)보다 많았다. 7년 연속으로 9월 태풍에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9월 6일 한반도에 영향을 줬던 ‘역대급’ 태풍 힌남노로 11명이 죽고, 2439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해 중부지방의 집중호우와 남부지방의 가뭄, 초강력 태풍 등을 보면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도 ‘이상기후’가 이어졌다. 지난해 6~7월 유럽은 폭염으로 곳곳에서 기온이 40도를 넘겼다. 스페인에서는 최고 기온이 40도를 웃돌며 열과 관련한 사망자가 679명 나왔다. 독일 라인강은 수위가 40㎝ 아래로 떨어지며 바닥을 드러냈다. 40㎝는 라인강에서 바지선이 다닐 수 있는 최저 수위다.

파키스탄에서는 5월 중순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51도에 달하더니, 6~10월에는 심각한 대홍수가 발생했다. 대홍수로 1739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1만2867명이 다쳤다. 경제적 피해도 15억 달러(약 1조9509억 원)에 달했다.

경향신문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가 분석한 지난해 여름철 이른 열대야, 폭염의 원인. 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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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재난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기후변화’, ‘기후위기’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기상청이 분석한 여름철의 이른 열대야와 폭염의 원인은 “6월 하순부터 찬 공기를 동반했던 제트기류가 우리나라 북쪽으로 이동했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까지 북상하며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되며 기온이 올랐다”이다. 보고서는 배경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언급한 데에 그쳤다.

해외에서는 재난이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기상원인분석(WWA)은 이런 연구를 하는 대표적인 기구다.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스위스 등 각국의 대학, 국립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WWA가 진행한 연구를 보면 지난해 극심한 홍수를 겪었던 파키스탄에서는 기후변화로 5일 강수량이 최대 50%까지 늘어났다.

원재광 기상청 기후정책과장은 “극한 현상의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미래의 시나리오 연구를 통해 매년 내고, 알리고 있다”라며 “이상 기후 통계를 정리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지침을 마련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보고서에 추가하겠다”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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