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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WSJ, 빠른 금융 시대 맞아 ‘느린’ 은행 사태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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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한 네티즌이 스마트폰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 홈페이지를 접속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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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세계 금융시장이 느린 속도로 발생하는 ‘슬로모션(slow motion)’ 은행 위기에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는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은행권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소형은행들은 앞으로 수년간 예금 인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SVB가 은행권 전반에 영향력이 적은 복합적인 구조 요인들로 인해 붕괴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년에 걸쳐 많은 은행들이 규모를 축소하거나 인수될 것이라며 신용 공급의 차질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과거와 달리 현재 은행에게 가장 큰 문제 대차대조표의 자산이 아니라 부채라며 대출이나 미 국채와 같은 보유 자산의 부실화 문제가 아닌 예금과 같은 부채 상환의 압박에 따른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SVB는 보유 자산인 미 국채 가격이 급락해 미실현 손실이 커졌지만 문제는 국채가 아니라 부채인 예금이 대규모로 이탈해 망했다는 것이다.

저널은 은행의 부채인 예금은 부분적으로 팬데믹에 따른 대규모 완화적 재정 및 통화 정책 때문에 최근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대규모 채권매입을 재개해 돈을 풀면서 미국인들의 예금이 크게 증가했으며 대출은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인들의 예금 급증으로 무디스투자서비스에 따르면 미국의 은행 대출 대비 예금 비율(예대율)은 팬데믹이 정점이었던 2021년 9월 60% 수준으로 50년 만에 최저로 내려갔다.

WSJ는 연방정부가 모든 은행의 예금 전액을 보증하지 않는다면 중소 은행들은 장기간에 걸쳐 예금 인출 압박을 받고 결과적으로 인수되거나 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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