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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미국인 기자 러시아서 간첩혐의로 체포‥냉전이후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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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구금된 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자료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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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소속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현지시간 30일 월스트리트저널 모스크바 지국 소속의 미국 국적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방보안국은 "게르시코비치는 미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게르시코비치의 불법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모스크바로 이송돼 연방보안국의 미결수 구금시설인 레포르토보 교소도에 수감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사안은 연방보안국 소관"이라면서도 "우리가 아는 한 그 기자는 현행범으로 적발됐다"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모스크바 지국의 업무에 대해선 "정상적인 취재 활동을 수행하는 직원들의 업무 지속에는 아무 장애물이 없다"며 "허가 받은 기자들은 계속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미국과의 죄수 교환의 계기가 될 수 있는지 질문에 대해 "그런 정보는 없다. 그 주제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2017년부터 러시아를 취재한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최근 러시아 정치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로 취재했고, 금주 초 송고된 마지막 기사는 서방 제재에 따른 러시아 경제 둔화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냉전 이후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성명을 내고 "회사는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제기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며 우리의 믿음직하고 헌신적인 기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지난 2018년 미국 해병대원 출신 기업 보안책임자 폴 휠런이 구금돼 있는데, 역시 간첩 혐의를 받고 있어 교환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효정 기자(hope03@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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