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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1 (일)

    전우원 “전두환 기념비 밟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사죄… 평화로운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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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광주광역시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박힌 전두환 기념비를 밟지 않겠다고 했다.

    조선비즈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30일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의 거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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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씨는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로운 방식으로 모든 것이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전씨는 “사죄를 하러 온 제가 그런 것도 못하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제가 무릎을 꿇는 등 (광주시민들이) 저를 어떻게 하시는 것은 자유지만, 저는 미움이 증폭되는 것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것을 우선하는 종교인이다. 다른 방식으로 사죄를 구하겠다”고 했다.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박힌 기념비는 1982년 3월 전 전 대통령 부부가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마을에서 숙박한 것을 기념하고자 주민들이 세웠던 기념비다. 기념비에는 ‘전두환 각하 내외분 민박마을’이라고 쓰여 있다.

    이 기념비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전 전 대통령이 물러나자 광주전남민주동지회가 이를 찾아내 일부를 가져와 ‘밟고 지나가라’는 취지로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묻으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지난 대선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민족민주열사묘역을 방문하면서 이 비석을 밟았으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많은 야권 인사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비석을 밟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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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0월 22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광주광역시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며, 묘역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고 서 있다. 이 후보는 주변에 "윤석열 후보도 여기 왔었느냐"고 물은 후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은) 못 밟았겠네"라고 말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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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씨는 이어 “5·18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저를 포함한 가족 등 범죄자들이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5·18과 관련된 유력한 진실이 밝혀지려면 가족 모두가 앞에 나와 사과해야 한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먼저 사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제가) 5·18 당시 경험자가 아닌데다 증거 또한 가지고 있지 않아 (저를 통한) 진상규명은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제 사죄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길 바라고 나아가 진상규명으로 이어질 수 있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전씨는 또 “할아버지(전 전 대통령)가 가족의 5·18 질문을 피하거나 이로운 방향으로 설명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전씨는 ‘전 전 대통령이 5·18 학살 만행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5·18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만 답했다.

    그는 “많은 분들께서 제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 들여주시고 좋게 봐주셔 감사하다”며 “(이번 5·18 관련 광주 방문과 사죄를) 죽을 때 까지 이어질 여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지난 28일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던 전씨는 전날(29일) 오후 7시55분쯤 경찰 조사를 마치고 석방 직후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전씨는 오는 31일 오전 10시부터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가 위치한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를 방문해 5·18 유족과 피해자를 만난다.

    이 자리에는 5·18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이었던 아들 문재학씨 어머니인 김길자 여사와 총상 부상자 조시형씨, 김태수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후 전씨는 5·18 단체장들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양범수 기자(tigerwa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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