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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아이 잘못, 수리비 400만원 달라는데…” 하소연했다가 생긴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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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아이가 건드렸다며 사이드미러 수리비 400만원을 요구한 차량의 사진. 별다른 긁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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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이드미러를 건드렸다며 400만원을 요구한 차주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공분을 샀다. 협동심을 발휘한 네티즌들은 차주가 이미 사이드미러가 고장 난 차량을 몰았다는 증거를 찾아냈고, 차주는 결국 “수리비를 안 받기로 했다”며 사과했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이가 학원 차량 기다리다가 실수로 주차되어 있던 인피니티 차량 사이드미러를 건드렸나 본데, 수리비와 렌트 비용으로 400만원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남편 없이 혼자서 열심히 살아가는 중인데, 면허도 없는 제가 처음 겪는 상황이라 너무 당황스럽다”며 “아이 보험 이야기를 꺼내자 차주는 현금처리 해달라고한다”고 했다. 이어 “아이 실수에 제가 책임지긴 하겠지만, 보험처리를 해야 하는지 현금 합의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차량 사이드미러가 안쪽으로 조금 접혀있을 뿐 별다른 긁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보험 처리하면 절대 400만원 안 나오니 현금 합의해 주지 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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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로드뷰에 촬영된 해당 차량의 사진. 왼쪽 사이드미러가 고장났는지 펼쳐진 채 주차되어 있다.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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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동시에 사이드미러가 이미 고장 나 있었는데 인피니티 차주가 덤터기를 씌운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이 지난해 7월 포털사이트 로드뷰(실제 도로를 촬영한 지도서비스)에서 이미 한쪽 사이드미러가 펼쳐진 채 주차된 차량 모습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해당 차량번호를 검색하자 전혀 다른 차량이 등록되어 있다며 번호판 숫자를 고쳐놓은 것 같다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에 자동차 번호 위·변조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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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차량 번호판. 네티즌은 숫자 1을 7처럼 보이게 바꾼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배드림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지난달 30일 인피니티 차주 B씨가 직접 글을 올렸다. 그는 “아이가 담벼락과 차 사이를 지나가면서 치고 지나갔다”면서도 “사이드미러는 작동이 되다 안 되다 했었다”고 인정했다. 또한 “서비스센터에 물어보니 수리비 108만원에 기간은 한 달 정도 걸리고, 렌트 금액은 하루 15만 원이라기에 400만원을 이야기했다”며 “처음 타보는 수입차라 수리를 많이 해보지 못해 물건들이 그렇게 비싼지 처음 알았다”고 했다. 글쓴이를 향해서는 “어머니, 수리비 안 주셔도 된다. 커뮤니티에 올린 글만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한 보험 전문가는 “30~40만원이 적정 금액으로 보인다”며 “사이드미러 교체로 차량을 렌트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결제도 잘 안 난다”는 의견을 내놨다.

차주의 사과에 A씨는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차주의 와이프라는 분까지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 아이 이름을 대며 글 내리라고 연락한다”며 “더 이상 문자나 전화도 하지 말고, 동네에서 마주쳐도 아는 척 말아 달라”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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