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각종 다자녀 가구 주택정책의 기준이 3자녀에서 2자녀로 낮아진 점이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는데요. 지난해 출산율이 0.78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아이를 셋이나 낳아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의 실효성 문제가 강하게 제기돼왔고, 결국 둘 만이라도 낳아달라는 쪽으로 현실화된 셈입니다.
지금처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지 않던 시절부터 신혼부부에게는 내집 마련이 크나큰 숙제였고, 과거 대통령들도 관련된 정책을 쏟아내왔습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신혼부부 주택정책에 대한 역대 연설문 기록을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추석특집 KBS 아침마당 ‘대통령 부부의 사람사는 이야기’ 6(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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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 8번 이사”…대통령들도 신혼 때 내집마련 못해 고생
신혼부부가 내집을 마련하는 게 녹록치 않다는 것은 대통령들의 경험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9년 ‘주택문제의 해결을 위하여’란 주제로 라디오 주례방송을 하며 “우리가 사는 집에 관한 문제는 국민 여러분께서 가장 큰 관심을 가진 문제이고, 저 자신 우리 국민들의 심각한 주택문제를 어떻게 하면 풀어갈까…집념을 갖고 생각해 온 문제입니다”라며 “저도 신혼 때부터 30대 중반까지 계속 셋집살이를 했기 때문에 집없는 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설움 중에서도 가장 큰 설움은 집없는 설움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경험 덕분인지 노 전 대통령은 임기중 수도권에 주택 200만호를 짓는 대대적인 공급정책을 펼쳤고, 이는 당시 많은 신혼부부의 주택고민을 해결해 준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KBS 특집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제가 처음에 결혼해서 한 3년간 여덟 번 이사를 했거든요”라며 “6개월마다 쫓겨나서 옮기고, 옮기고 했는데 나중에 21평짜리 아파트에 들어가니까 안정되어서 그 이후에 아이를 넷 낳았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 “20년 지나면 투기목적 매입 사라지고 주거 목적으로 사는 세상”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정책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때부터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신혼부부를 위한 소형 임대주택 공급을 강조했는데요. 2008년 KBS 특집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는 “임대주택도 지어서 임대도 들어올 수 있게 하자, 때로는 전세금을 내고도 들어올 수 있는 다양한 주택정책을 쓰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지금 정부가 계획하는 대로 한다면 무주택자나 신혼부부에게는 아마 제 임기 중에 주택을 가질 기회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주택시장의 미래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인상적인데요. 한 청년으로부터 내집마련 고민을 들은 뒤 그는 “한 20년이 지나면 주택이 투기 목적이 아니라 정말 주거 목적으로 사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라며 “왜냐하면 현재 전국적으로 보면 초등학교 학생들이 줄어들어 교실이 비니까 학교끼리 서로 합병을 합니다. 그 학생들이 성장해서 20년 후에 자기 집을 갖게 될 때는 공급 가능한 주택이 충분해서 더 새로운 주택정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서 “그렇게 되면 주택이 투기 목적이 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집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은 투기 개념보다도 자기가 살기 위한 목적으로 적절한 집을 구하는 게 좋겠습니다”라 조언했습니다.
임기 중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고생을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신혼부부 주택정책을 자주 언급했는데요. 2020년에는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를 개최해 “ 청년과 신혼부부,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과 같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국가가 가장 우선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은?’,‘이명박 대통령이 기억하는 현대건설은?’…<대통령의 연설>은 연설문을 통해 역대 대통령의 머릿속을 엿보는 연재기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남아있는 약 7600개 연설문을 분석합니다. 지금 문재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발빠른 정치뉴스와 깊이있는 연재기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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