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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기초 중요한 수학, 영재보다 보통학생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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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

민주사회 일원 갖춰야 할 필수소양

일반인 실력 향상이 교육 성과돼야

오랜 난제 풀어 세계석학 반열에

웅진씽크빅 AI 연산앱 자문도 맡아

실력 진단법 고민···수학 대중화 앞장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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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등 국제적 성과를 내야 한다며 수학 실력이 이미 뛰어난 사람을 더 키우려고 급급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수학 소양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지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합니다.”

김민형 영국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에든버러대 수리과학과 석좌교수)은 3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베트쇼(bett Show) 2023’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국내 교육계에서는 주로 수학적 성과를 얘기할 때 영재나 고급 인재들의 국제 수상 등에만 초점을 맞추지만 이보다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수학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이라는 게 김 소장의 생각이다.

김 소장은 “이미 뛰어난 학생들은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학습해나갈 능력을 갖췄다”며 “수학은 경제적 개념부터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것까지 민주 사회의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 소양인 만큼 일반인들의 수학 실력을 키우는 데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산술 대수기하학의 고전적인 난제를 위상수학의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해 세계 석학 반열에 오른 수학자다. 세계 최초로 수학 대중화 분야 교수(영국 워릭대 수학과 및 수학 대중교육 석좌교수)로 선임되는 등 ‘수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인 최초로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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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이번 베트쇼 2023에서 진행하는 ‘베트 어워드(bett Awards)’ 수리 수학 부문 결선에 오른 웅진씽크빅(095720)의 인공지능(AI) 기반 초·중등 연산 애플리케이션 ‘매쓰피드’ 개발 자문을 맡았다. 웅진씽크빅은 AI 교육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20년 김 소장을 자문으로 영입했다. 세계 4개 교육상 중 하나인 ‘베트 어워드’는 글로벌 최대 규모 교육기술박람회(베트쇼)에서 분야별로 우수한 기업을 선정해 시상한다.

김 소장이 매쓰피드 자문을 맡게 된 것은 그가 주창하는 ‘수학 대중화’와도 연관이 깊다. 매쓰피드와 같은 에듀테크를 잘 활용한다면 일반인들의 수학적 소양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수학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기초 실력 기르기와 학습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라며 “매쓰피드는 이러한 점에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며 웅진씽크빅과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이 자문한 매쓰피드 역시 이러한 점을 특화했다. AI 엔진을 통한 개인화된 맞춤 학습으로 ‘기초 실력’에 해당하는 연산 실력을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게 하고 게임을 연동시켜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4월부터 영국·미국 내 공교육 1위 플랫폼인 ‘Wonde’와 ‘Clever’에 입점하는 등 공교육 분야로도 진출하고 있다.

‘학습 진단’을 어떻게 정의하고 발전시켜나갈지도 김 소장이 풀고 싶은 숙제 중 하나다. 그는 “가장 난제 중 하나가 학생들의 수준을 쉽게 진단 내리고 맞춤형 문제를 추천해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수학 실력이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고 나눠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진단 방법론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며 “웅진씽크빅이 오랜 시간 쌓아온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학 실력’의 정의에 대해 근본적으로 탐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런던=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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