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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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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적 마법의 세계"…국립오페라단 '멕베스'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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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7~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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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멕베스는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보기 힘든 초자연적 마법의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베르디의 작품에서 흔치 않은 요소죠. 이 작품은 모든 인간의 삶에 운명이 주어졌다고 말합니다. 주어진 운명을 미리 말해주는 게 마녀들의 역할이죠. 그리고 멕베스와 레이디 멕베스는 운명을 대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

국립오페라단이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맞아 4월27일~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맥베스'를 올린다. 지난해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로 호평을 받은 젊은 거장 파비오 체레사가 연출을,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비며 '동시대 가장 설득력 있는 지휘자'로 평가받는 이브 아벨이 지휘를 맡는다.

멕베스 양준모·이승왕…미세스 멕베스 임세경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이 작품은 맥베스가 반란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던 중 세 명의 마녀를 만나 자신이 왕이 된다는 예언을 들으면서 시작된다. 예언을 전해 들은 레이디 맥베스는 그의 권력욕을 자극하고 결국 맥베스는 왕을 시해한 후 스스로 왕좌에 앉는다. 맥베스는 자신이 죽인 이들의 망령에 시달리며 욕망과 양심 사이에 괴로워하며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바리톤 양준모·이승왕이 맥베스역을 맡아 '베르디 바리톤'의 매력을 발산한다.

양준모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할 당시 2011년과 2015년에 걸쳐 독일 무대에서 맥베스 역할을 맡아 주목받았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아틸라'에서 에치오역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관객에게 큰 인상을 남겼던 바리톤 이승왕도 '맥베스'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레이디 맥베스역은 2015년 빈 국립극장 '나비부인', '토스카' 등으로 세계 무대의 스타로 부상한 소프라노 임세경이 맡는다.

이번 무대에서 주목할 싱어는 라 스칼라 극장을 빛낸 차세대 베이스 박종민과 신예 소프라노 에리카 그리말디다.

박종민은 지난해 라 스칼라 극장 '카풀레티와 몬테키' '돈 조반니' '가면무도회', 부다페스트 극장 '발퀴레' 등에서 테너처럼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여 유럽 현지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번 무대를 통해 국내 오페라 팬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스테파노 포다 연출 '투란도트'에서 류 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주목받은 에리카 그리말디 역시 이번 무대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리릭 소프라노로, 토리노 왕립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했으며 로마, 뮌헨, 베를린 등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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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디자이너 주세페 팔렐라의 오페라 멕베스 의상 스케치.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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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 세트…절정으로 갈수록 붉게 물드는 의상

베르디는 어린 시절부터 셰익스피어에 심취했고, 첫 작품으로 '맥베스'를 선택했다. 장면 전환이 많고 인물의 심리와 내면 갈등을 잘 그려낸 원작을 오페라로 그려내기 위해 베르디는 직접 이탈리아어 초안을 쓰고 대본 작가에게 수정에 수정을 요구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하지만 멕베스는 오페라 무대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다. 10번 가량의 변화가 필요한 무대와 전통적인 오페라 소재로는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러브스토리의 부재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은 하나의 세트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상징적으로 꾸며낼 계획이다. 또 작품이 절정에 다다를수록 붉게 물들어가는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의 의상을 통해 이들 간의 연결성과 파국으로 치닫는 인간의 운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는 "무대 이미지에서 빨간 실에 주목해 달라"며 "이탈리아 신화에서는 빨간 실로 연결돼있다 죽음이 왔을 때 그 실이 끊어진다. 3명의 무용수가 실이 연결되고 끊어지는 순간을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상 디자이너 주세페 팔렐라는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과 야욕을 뜻하는 황금색이 점차 가득 차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감정을 의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장갑의 빨간색은 피가 묻은 것을 상징한다"며 "레이디 맥베스의 마지막의상은 정말 굉장할 것"이라고 했다.

지휘를 맡는 이브 아벨은 "맥베스 속 인물들은 복잡하며 단순히 흑백으로 나뉠 수 없다. 베르디는 각 인물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냈다"며 "이런 걸작 오페라에 지휘자로 함께 일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은 현장 공연의 생생한 감동을 온라인을 통해서도 선보인다. '맥베스'는 오는 29일 국립오페라단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랜선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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