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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미술의 세계

‘아트 바젤 효과’…홍콩 경매도 완판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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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옥션 매출 65% 뛰어
소더비는 낙찰률 95% 기록
나라 요시토모 168억에 팔려
구사마 야요이 하루 301억 완판
매튜 웡 88억 작가 기록 경신
큰손들 아시아 블루칩 쓸어담아


매일경제

필립스 아시아 회장 조나단 크로켓이 나라 요시토모의 ‘보물을 찾아서(Lookin’ for a Treasure)‘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작품은 140억원에 팔렸다. [필립스 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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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장을 잡기위한 글로벌 경매사들의 ‘동진(東進)’이 성공했다. ‘아트바젤 홍콩’을 찾은 중국의 큰손들이 지갑을 열면서 1주일간 이어진 홍콩의 미술 경매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라 요시토모, 구사마 야요이, 매튜 웡 등 아시아 작가 ‘빅3’가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아트바젤·UBS의 ‘미술시장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 경매 시장은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14%나 매출이 감소하며 112억달러(약 15조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전세계 시장이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복 소비를 하며 돌아온 ‘차이나 머니’가 시장의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8000명 관람한 필립스 65% 매출 증가
필립스 홍콩은 성공적인 ‘집들이’를 마쳤다. 홍콩의 랜드마크가 된 서구룡 문화지구의 M+ 뮤지엄 빌딩 맞은편에 6층 규모 신사옥을 열고 지난달 30~31일 첫 메인 경매를 진행했다. 특히 30일 이브닝 경매에서 ‘아트바젤 홍콩’을 찾은 손님들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하면서 3억5100만 홍콩달러(약 588억원·수수료 포함)의 낙찰총액을 이끌어냈다. 낙찰률은 90%로, 작년 이브닝 경매 총액을 65% 초과 달성했다.

필립스 아시아 회장 조나단 크로켓은 “지난 2주 동안 약 8000명의 현지 및 해외 방문객이 방문했으며, 34개국에서 온 고객들이 이번 이브닝 세일에 입찰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나라 요시토모의 대표작인 ‘보물을 찾아서(Lookin’ for a Treasure)’가 약 140억원에 낙찰되어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의 시장이 탄탄하다는 걸 증명했다.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대형 회화 ‘호박’도 약 93억원에 낙찰되어 예상을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다. 사전 판매 최고 예상가를 넘어선 이 경매의 판매 수익금은 아이오와주 클라린다에 위치한 클라린다 카네기 미술관에 기부될 예정이다.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35세에 요절한 천재 작가 매튜 웡의 대표작 ‘더 로드(The Road)’도 60억원에 팔리며 추정가 상단을 돌파했다. 웡은 지난해 초현대미술 작가 중에 전세계 경매 낙찰총액 1위를 기록하기도 한 슈퍼 스타다. 첸 커(Chen Ke)와 브렛 크로퍼드(Brett Crawford)의 작가의 경매 기록을 다시 썼다. 박서보의 2014년작 ‘Ecriture no. 041121’도 4억2600만원에 팔려 데이 경매의 톱10에 올랐다.

소더비는 낙찰률 95% 호조
1주일 간격으로 열린 소더비 아시아 진출 50주년 기념으로 열린 홍콩 경매에서도 작가들의 무더기 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5일 이브닝 경매에서 소더비는 6억7080억 홍콩달러(960억원)의 낙찰총액을 이끌어냈다. 2021년(1615억원), 2022년(1252억원)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지만, 낙찰가는 추정치에 부합했다. 4점이 사전 취소됐지만 43점 중 41점을 파는데 성공해 낙찰률은 95%를 기록했다. 아트넷 뉴스는 “경매장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온라인과 전화를 통한 경매 입찰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경매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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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에서 105억원에 팔린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청동 조각(앞)과 168억원에 팔린 나라 요시토모의 ‘In the Milky Lake’. [소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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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에서 주인공은 구사마 야요이였다. 이날 11점의 작품이 총 1억5200만홍콩달러(301억원)에 팔리며 작가의 하루에 팔린 경매가 기록을 다시 썼다. 2014년에 제작한 대형 청동 호박 조각은 아시아 조각 경매가 신기록을 세우며 105억원에 팔렸다. 야요이의 전시 때 큰 인기를 자랑하는 LED 조명과 거울로 제작된 인피니티 거울방 ‘내 마음은 우주로 날아가’(2018)도 43억원에 팔렸다. 야요이의 경매 최고가는 2022년 필립스에서 ‘무한한 그물’이 세운 143억원으로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이날 최고가 기록은 세운 건 나라 요시토모였다. 작가의 대표적 도상인 큰 눈의 소녀를 그린 2012년작 ‘In the Milky Lake’가 시작가 125억원에 경매를 시작해, 열띤 경합 끝에 무려 168억원에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블루칩 작가의 저력을 보여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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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웡 ‘River at Dusk ’ [소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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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장에서의 초현대미술의 인기도 여전했다. 매튜 웡의 ‘황혼의 강(River at Dusk)’(2018년)도 놀라운 기록을 썼다. 작가가 자살하기 1년전 카르마 갤러리 전시에서 선보였던 대표작으로 2020년 필립스 홍콩 경매에서 63억원에 팔리며,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작품이 다시 시장에 나온 것이었다. 이 작품은 88억원에 다시 팔리며 작가의 경매기록을 다시 썼다. 3년만에 가격이 27%나 뛴 셈이다.

팡 지운은 14억원, 로이 할로웰은 30억원, 하오 리앙은 40억원에 팔리는 등 젊은 작가들의 기록 경신도 이어졌다. 이어진 동시대 미술 경매에서도 장다첸과 자오우키도 높은 가격에 완판되며, 중국 큰 손들이 블루칩 쇼핑이 ‘보복 소비’를 하듯 이어졌다.

소더비 아시아의 현대·동시대 미술 부문 회장 알렉스 브랜지크는 “2022년 홍콩 판매의 3분의 1이 새로운 고객이었으며 소더비 신규 고객의 3분의 2가 아시아에서 유입됐다. 이 두 통계를 합치면 아시아에서 경매 플랫폼을 보유하는 것이 모든 경매장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지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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