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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미술의 세계

악역으로 뜨더니 악당 그려 대박...30만명이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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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기웅이 그린 빌런들. 제공| IHQ


배우 겸 화가 박기웅이 세 번째 전시인 ‘48빌런즈’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3개월 간 열린 전시회에는 30만명이나 찾았다.

박기웅은 지난 1월 11일부터 4월 11일까지 3개월 동안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특별전시관에서 ‘48빌런즈(48VILLAINS)’ 전으로 관람객들을 만났다. 12일 서울스카이에 따르면 누적 관람객 수는 약 30만명으로 반응이 뜨거웠으며, 관람객층도 남녀노소 다양했다.

엔데믹에 후반부는 봄 행락철이 겹친 시기를 감안하면 30만명은 성공적인 흥행이다. 최근 10년 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중 관람객 30만명을 넘은 것은 2014년 ‘오르세 미술관전’ 34만명, 2016년 ‘이집트 보물전’(37만명) 정도다. 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전시를 가늠하는 기준은 10만명이다.

‘48빌런즈’는 화려한 색감을 배제하고 흑백과 모노톤만으로 명작 속 빌런 48인을 그린 전시. 영화 ‘다크 나이트’의 ‘조커’, ‘어벤저스’의 ‘타노스’,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 버클’ 등이 박기웅 특유의 감정선과 터치로 표현됐다. 또 김재준 작가, 노치욱 작가, 하석준 작가와 협업한 인터랙션 미디어 아트 체험존도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박기웅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독일 미술계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위인 48명을 그린 작품 ‘48포트레이츠(48portraits)’에서 영감을 받았다”면서 “여러 번 악역 연기를 하면서 악역 배우로 조명받았고 악역 배우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게 됐다. 악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마치 헌사하듯이 악역들을 위한 작품을 전시해보고 싶어서 영화 속 악역 46명, 드라마 속 악역 2명을 그림으로 그린 48 빌런즈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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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이 ‘48빌런즈’ 전시를 성료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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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은 “대중들이 바라는 배우와 작가 중간 그 어딘가에서 시작해보자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계기였다”며 “나는 그림만 그려온 사람이 아니기에 전체적인 큐레이팅까지 내 작품의 완성이라고 생각했고 공간 전체가 하나처럼 만들어지길 바랐다. 액자 색까지 조색하며 클래식함과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많이 좋아해주시고 찾아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드라마 현장에서 항상 공동 작업을 했었는데 그림은 혼자만의 작업이라 외롭고 힘들었다. 하지만 관객들과의 소통이 힘이 됐다. 앞으로 더 솔직한 표현과 그림으로 인사드리겠다”고 전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원하던 미대에 합격하진 못했지만 박기웅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훈훈한 외모로 길거리 캐스팅돼 2005년 영화 ‘괴담’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스카이 휴대폰 CF에서 보여준 일명 ‘맷돌춤’으로 유명해졌다. 드라마 ‘추노’의 ‘그분’, ‘각시탈’의 ‘기무라 슌지’, ‘리턴’의 ‘강인호’ 등 선과 악을 오가는 악역 연기로 빛을 발했다.

어느새 연기 경력 20년차 배우인 그는 2021년 화가 겸업을 시작했다. 화가 데뷔 3개월만에 33점의 작품을 완판했으며 지금까지 세 번의 전시회를 모두 흥행시켰다. 등단과 동시에 ‘한국회화의 위상전’ K-아트상, 한류문화상 특별공로상 등 수상도 잇따랐다.

박기웅 외에도 최근 문화계에는 아트테이너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하정우 솔비(권지안) 송민호 등 배우 , 가수들이 화가 겸업에 나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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