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 원내 대변인 “정부가 국민 아픔 강제로 삭제하려 한다”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한 중소기업계와의 도시락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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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세월호 참사 9주기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며 “정부가 세월호 참사와 10.29 참사에 대한 국민의 아픔과 기억을 강제 삭제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영환 원내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잊지 않겠다’고 했지만, 1년 만에 자신의 약속을 지워버리고 세월호 기억식에 메시지조차 보내지 않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이주호 사회 부총리를 겨냥해 “교통상황이라는 허망한 핑계를 앞세워 교육부 장관으로서는 6년 만에 세월호 기억식에 불참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4월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글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가장 진심 어린 추모는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적었었다. 글에서 윤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노력하고 잊지 않겠다는 약속도 남겼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대신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참석했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세월호 기억식 불참은 6년 만이며, 교육부는 부총리나 차관 명의의 추도사도 내지 않았다.
교육부는 이 부총리가 같은 날 오전 11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안전의 날 행사에 참석하면서 일정상 문제로 세월호 기억식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4년 만에 개최된 중요 행사인 상황에서 세월호 기억식 의미도 고려해 이 부총리가 모두 참석하려 했지만, 교통 여건 등이 불확실한 점을 고려해 차관과 역할을 분담했다면서다.
하지만 유은혜 전 부총리가 2019년 4월16일 오전 11시에 열린 국민안전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같은 날 4시간 후 안산에서 열린 기억식에 참석했던 점을 들어 교육부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일부에서 나온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에 더해 브리핑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에 분향소 철거 통보한 점 등을 꺼내 “윤석열 정부는 국민이 세월호 참사와 10.29 참사를 정녕 지워버리겠다는 것인가”라고도 따져 물었다. 계속해서 “사회적 참사를 못본 척하면 정부의 책임이 사라진다고 여기는 것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체 언제까지 우리 사회가 겪은 비극적 참사와 재난을 정치적 시각으로 재단할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희생자들과 국민 앞에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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