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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들의 ‘효자 선종’이자 최근 사상 최고가까지 올라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척당 100억 원 이상 드는 기술 라이선스료가 대폭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3년 가까이 진행되던 프랑스 GTT의 LNG운반선 화물창 끼워팔기 소송에서 GTT가 최종 패소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은 GTT가 제기한 공정위의 시정 명령 등에 대한 집행정지 요구를 상고 기각했다. 그동안 GTT는 국내 조선 업체 8곳에 LNG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면서 기술 지원도 함께 끼워팔기했다. 이에 2020년 11월 공정위는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 행위 및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과징금 125억 원과 끼워팔기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후 GTT는 서울고법에 시정 명령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올 초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나며 GTT에 불리한 상황이 연출됐다. 다시 GTT는 대법원에 상고하고 동시에 공정위의 시정 명령 집행정지 신청도 인용되면서 GTT의 로열티 수취도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

대법원의 상고 기각으로 GTT는 국내 조선사에 더 이상 라이선스와 기술 지원을 끼워팔기할 수 없게 됐다. GTT와 국내 조선사들은 협상을 통해 개별 기술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됨에 따라 건조 원가도 기존보다 내려갈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국내 조선사들은 GTT에 LNG운반선 건조 시 척당 선가의 5%, 100억 원 안팎의 기술료를 낸다. 지난해 17만㎥ 이상급 LNG운반선은 173척으로 여기서만 GTT는 약 1조 70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GTT사가 원천기술을 보유한 멤브레인 방식의 LNG 화물창은 글로벌 표준 기술로 모든 LNG 화물창 기술 중 가장 효율적이고 많은 양의 LNG를 실을 수 있다.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선주들이 GTT의 화물창을 쓰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도 매우 높아 GTT의 끼워팔기가 그동안 쉽게 통용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조선사들도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이 나가는 화물창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KC-1 멤브레인형 시스템도 개발했으나 결함이 계속되고 있어 GTT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실상 GTT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협상 과정에서 조선사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돼 중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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