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시각 예술 디자이너 우우류(24)는 최근 챗GPT와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으로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대화를 시연했다.
우우류는 영상에서 "올해는 아빠랑 제가 고향으로 가서 할머니랑 설날을 보낼 것"이라며 "최근에 아빠가 할머니한테 전화드렸는데 할머니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냐"고 묻는다.
손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듯 보이던 할머니는 이내 입과 주위 근육을 빠르게 움직이며 "와인 좀 그만 마시라고 했다"며 "또 카드놀이도 그만하고 검소해지라고 했다"고 답한다.
SCMP 보도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한 후 중국 남부의 고향에서 할머니 손에 자랐다. 최근에는 상하이에서 시각 예술 디자이너로 일했다.
84세의 나이로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건 지난 1월이었다. 코로나19(COVID-19)에 걸린 할머니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우우류는 고향에 돌아와 15일 동안 할머니 곁을 지켰지만 끝내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고 할머니를 보내야 했다.
우우류는 상심에 빠졌다. 할머니를 그리워하던 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할머니의 '부활'을 꿈꿨다.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에 할머니의 옛 사진을 넣어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목소리 톤도 모방하도록 훈련했다. 할머니 생전 통화녹음을 사용했다.
또 할머니처럼 대답할 수 있도록 챗GPT와 대화를 통해 훈련했다. 그는 "할머니의 가족 배경과 말을 이해해서 할머니 어조로 나와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할머니의 삶에 대한 여러 세부 사항을 챗GPT에 공유했다"고 SCMP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우우류는 자신의 '할머니 부활' 프로젝트가 심리적 안정을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영상 플랫폼을 통해서는 "인공지능, 생명, 감정, 인간성, 윤리에 대한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며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주변 사람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 영상과 여기 얽힌 사연은 중국 현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수백만명의 관심을 끌었다.
한 누리꾼은 "돌아가신 지 한 달도 안 된 할아버지 사진으로 이틀 전에 적용해봤는데 효과가 거칠기는 하지만 사진 속 인물이 살아나는 걸 보니 또 눈물이 난다"며 "제게 잘해주던 노인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슬픔을 아직 떨쳐내지 못했는데 그의 눈 깜빡임과 웃음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매우 위안이 된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나도 이 기술을 배우고 싶다"며 "우리 아이가 너무 보고 싶고 다시 얘기하고 싶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반면 "사람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삶에서 태어나고 죽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거나 "진짜 그녀가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빌리빌리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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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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