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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미술의 세계

현대인 내면 그린 '길 위의 관찰자'...에드워드 호퍼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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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20일 개막하는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 이층에 내리는 햇빛(1960·왼쪽), 캔버스에 유채.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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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관람객 30만명을 끌어들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영광을 넘어설까.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 서소문 본관에서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전시가 20일 개막한다. 이번 전시의 반향에 미술계 관심도 쏠린다.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공동 기획했는데, 올해 국내에서 최고 기대를 모으는 전시로 꼽힌다. 드로잉·판화·유화·수채화 등 작품 160여점과 자료 110여점 등 총 270여점을 7개 섹션으로 나눠 소개한다.

휘트니미술관은 호퍼 작품과 관련 자료 등 독보적인 연구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호퍼 사망 이듬해(1968년) 아내 조세핀(1883~1968)이 작품 2500점과 관련 정보를 꼼꼼히 기록한 장부를 이 미술관에 기증했다.

호퍼는 20세기 초 현대인의 일상과 정서를 독자적 시각으로 화폭에 담아낸 작가다. 무심하게 지나쳤을 평범한 도시 풍경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포착했고, 대담한 구도로 풍경 너머 현대인의 내면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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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속의 여인(1961·오른쪽), 린넨에 유채. 휘트니미술관 소장.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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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작가 특유의 ‘관찰자’적 시선이다. 그는 건물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창문을 주요 모티프로 썼고, 침실·기차·식당 등 일상 공간을 시간이 멈춘 듯한 특유의 고요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특히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그런 대도시 풍경을 그린 호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는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파리·뉴욕·뉴잉글랜드·케이프코드 등 장소를 따라 펼쳐지는 전시는 우리가 잘 몰랐던 작가의 다채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한다. 특히 수채화의 투명한 느낌으로 변화무쌍한 자연을 표현한 뉴잉글랜드 섹션이 흥미롭다.

이번 전시에는 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걸어 놓아 화제를 모았던 작품도 나왔다. 오바마는 휘트니미술관에서 호퍼 작품을 본 뒤 ‘콥의 헛간’(1933)과 ‘벌리 콥의 집’(1933) 등 두 점을 임대했다.

개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애덤 와인버그 휘트니미술관장(69)은 19일 “호퍼는 여러 장소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자신만의 기억과 상상력을 더해 자기만의 화풍을 발전시켰다”며 “그의 작품이 많은 관람객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20일까지. 사전예약제. 유료.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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