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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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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음속 드론, 한국 상공 날아 ‘주한미군’ 감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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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미국 국가지리정보국 문서 보도
한국일보

WZ-8 초음속 무인정찰기를 탑재한 군용 차량이 2019년 10월 1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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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초음속 고고도 무인정찰기(드론)가 한국 영공을 침범해 주한미군 기지를 정찰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정보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출된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IA)의 기밀문서에 담긴 내용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디스코드에 게재된 미국 국가지리정보국의 기밀문서에 중국의 무인정찰기 WZ-8이 동부 공군 기지 활주로에 배치된 위성사진이 실렸다고 보도했다.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된 WZ-8은 스텔스 기능이 있고, 30㎞ 이상 고공을 음속(마하)의 3배 이상의 속도로 날 수 있다고 평가됐다. 당시 중국 언론은 “기동 시 실시간 자료수집은 물론 미사일 공격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출된 문서에는 WZ-8을 공중에서 발사하는 쌍발 폭격기(H6-M)가 한국과 대만 일부 지역을 정찰하고 복귀하는 예상 비행경로도 표시돼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폭격기가 동해안 바로 앞까지 날아가 무인정찰기를 방출하고, 서부 전역을 훑는다. 이 지역에는 평택·군산·오산기지 등 주한미군 일부 기지가 위치하고 있다.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의 항공 시스템 연구 책임자 치리핑은 “(WZ-8의) 주요 용도는 태평양에 있는 미국의 군사기지 정찰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중국이 이 무인정찰기를 곧 실전에 쓸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국가지리정보국은 관련 문서에 “중국이 공군 기지에 ‘거의 확실하게’ 첫 무인항공기 부대를 설립했다”고 적었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탐지와 요격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고공을 초고속으로 비행하는 데다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무인기라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공대공미사일로도 격추가 쉽지 않다. 치리핑 역시 “기존 미국의 공대공 무기로는 탐지 및 차단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미국 포토맥 정책연구소의 딘청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P에 전했다. 미국이나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 동남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걱정해야 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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