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와 관련해 25일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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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강제동원 해법 비판에 대해 윤 대통령이 '100년 전의 일로 일본이 무릎을 꿇어야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인터뷰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지난 100년간 수차례 전쟁을 경험하고도 전쟁 당사국끼리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라며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 다수는 굴욕외교라고 하는데 대통령 혼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한다"라며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한 "후보 시절 이용수 할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할 때는 언제고,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무참하게 침탈당한 아픈 역사도 모자라 이제와 100년 전 우리 민족에 행한 과오에 대해 진정한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일본을 향해 절대 무릎꿇지 말라고 애걸이라도 하겠다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이 빗댄 유럽의 역사 역시 생략과 왜곡 그 자체"라며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 꿇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사죄한 것은 그 자체가 역사가 됐다. 그 바탕 위에 오늘날 유럽공동체가 존재함을 진정 모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과 같은 무능한 굴욕외교로는 결코 한일관계를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 격상시킬 수 없다"면서 "오욕의 과거사를 미화하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지울 수 없는 역사를 팔아 우리의 미래를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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