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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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 보건복지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안)’에는 간호조무사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대책도 담겼다. ‘간호조무사’에 대한 명칭 변경을 포함, 최저임금 준수의무를 적용토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헌법 제32조 제1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부터 최저임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최저임금 준수의무를 적용토록 하겠다’는 복지부의 이번 정책만 봐도, 응당 지켜야 할 최저임금법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복지부가 최저임금법 준수를 마치 새로운 지원책인 양 발표한 것을 두고, 정부 부처조차 그간 다수 병의원들의 최저임금법 위반 사실을 가볍게 여긴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法, 최저임금 미지급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노동자가 사람다운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저한도의 금액을 의미합니다. 1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은 최저임금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올해 기준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인데, 식대나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와 시간외 근로수당, 연차수당 등은 반영되지 않은 금액이고, 회사규정에 따라 주휴수당도 다르기 때문에 실제 주·월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처벌을 받는 것은 동일합니다. 최저임금법 제28조를 보면,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을 낮춘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 처벌조항을 무서워하는 사업주는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매년 경영계가 들고 나오는 논리는 “최저임금이 너무 높아 기업이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니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탓에 미만율도 여전히 높다는 주장을 하고 있죠. 다만 이는 지금도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자백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불법 행위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앞선 복지부처럼 정부 스스로도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를 묵인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죠.
최저임금 미만율 높으니 인상은 불가? 고용부 통계로는 미만율 하락대표적인 사례가 최저임금에 관한 중요사항의 심의를 위해 고용노동부에 둔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하는 ‘최저임금 미만율’입니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전체 임금노동자 중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노동자의 비율을 말합니다. 통계청 자료를 활용한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고용부 자료를 활용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로 나뉩니다.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전체 임금노동자가 포함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만율 계산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반면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는 미만율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비교적 정확하게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 200만명의 임금노동자는 제외됩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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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통계 모두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확한 미만율 계산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한 가지 유의미한 건 미만율 추이를 살펴보는 데 이들 통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임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미만율과 고용형태별근로조사 기준 미만율 두 가지를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중 경총이 인용하는 통계는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미만율입니다. 고용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기준 미만율로는 “미만율이 높으니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뒷받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고용부 통계를 보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2018년, 2019년 미만율은 외려 떨어졌습니다. 경영계 주장을 반박하는 통계인 셈이죠.
2024년 최저임금 1만원 돌파 '눈앞'...꼬인 일정 탓 '졸속 심의' 우려‘최저임금 미만율’을 보고 있으면, 정부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이들을 묵인하는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이들에 대한 감독 의무는 고용부에 있습니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노동자의 비율이 높다면, 그것은 우리 노동당국의 근로감독이 그만큼 허술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죠. 미만율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올려선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 “음주운전 사범이 많아지니 혈중 알코올 농도 허용기준을 높여주자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음주운전 사범이 늘면 음주단속을 강화해야 하는 것처럼, 노동당국의 근로감독을 강화해 범법 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얘기죠.
내년 최저 시급은 올해보다 3.95%(380원)만 오르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에 도달하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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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최저 시급은 올해보다 3.95%(380원)만 오르면 1만원이 됩니다. 물론 노동계는 이보다 훨씬 많은 1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논의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할 듯 합니다. 특히 지난 18일 첫 전원회의가 특정 공익위원의 ‘공정성’ 논란 탓에 파행으로 끝나 내달 2일로 미뤄졌고, 이 탓에 법정시한 안에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이번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최임위는 고용부 장관으로부터 심의 요청(3월 31일)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6월 29일)에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 장관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고시의 법정시한(8월 5일)을 맞추려면 늦어도 7월까지는 심의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벌써부터 졸속 심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훈의 먹고사니즘]은 김용훈 기자가 정책 수용자의 입장에서 고용노동·보건복지·환경정책에 대해 논하는 연재물입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이나 부족함이 느껴질 때면 언제든 제보(fact0514@heraldcorp.com) 주세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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