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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2023 금융포럼] “빅블러 시대 금융-비금융은 협쟁 중... ‘고객 경험’이 금융의 미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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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조선비즈 대표가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미래금융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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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3 미래금융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은 ‘무너지는 금융 장벽, 빅블러 온다’를 주제로 국내외 석학과 금융 전문가, 기업인, 정부 관계자가 참석해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금융과 다른 산업 간 장벽이 빠르게 무너질 것이며, 한국 금융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 만족이 핵심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금융시장은 금융사와 비금융사가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는 ‘협쟁(Co-opetition·협력과 경쟁)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포럼에는 기업인, 정부 관계자, 학자, 학생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를 통해 “디지털 금융 등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며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과 전략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디지털 금융의 등장은 경제 불황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 빅블러는 더욱 심화될 것... ‘고객 경험’이 최우선돼야

특별강연자로 나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의 디지털 금융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모호한 빅블러 현상 속에서 비금융 IT회사와 금융회사가 협쟁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저희가 원하는 디지털금융 혁신과 전환은 특정 사업자나 업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편의를 얻고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세계 최고의 미래전략가로 꼽히는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회장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솅커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금융과 다른 산업들의 경계가 상당히 모호해졌는데,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경제와 금융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력을 높이고, 중앙은행과 정부도 활발한 소통을 통해 통화 정책을 포함한 각종 경제 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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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회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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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꼽는 스타벅스가 첫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담당 “빅블러 시대에 금융사 경쟁자로 스타벅스가 언급되고 있다”며 “스타벅스는 고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이 남긴 데이터를 열심히 따라다니며 어떤 것을 만족하는지, 불만족하는지 찾아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불만족하는 부분을 해결할 기술들을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디지털 전략”이라고 했다.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앨 캐터튼(L Catterton) 파트너는 ‘모든 기업들이 당신의 은행이 되고자 할 때’를 주제로 세번째 강연을 맡았다. 앨 캐터튼은 세계 최대의 럭셔리 소비재 기업인 LVMH 산하 투자 전문 자회사다. 오리어리 파트너는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에 대해 소개했다. 비금융과의 협업을 통한 금융 서비스인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재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 금융-비금융 협쟁하는 ‘임베디드 금융’이 트렌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의 신우석 파트너는 빅블러 시대에 금융 기관이 살아남기 위해선 고객 만족이 핵심이라고 했다. 신 파트너는 ‘금융-비금융 간 빅블러 트렌드의 현황 및 전망’을 주제로 세번째 강연에 나서 빅블러 변화 중심에는 ‘고객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 사이의 협업을 넘어 비금융 업체가 금융 기관과 연계를 꾀하는 ‘합종연횡’이 자주 등장할 것이라고도 했다.

주식처럼 부동산을 소액 투자하는 플랫폼 ‘소유’를 개발·운영 중인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가 네번째 강연자로 나서 고객 경험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소유’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단순히 수익률만 추구하지 않았다”며 “온라인 투자는 오프라인 참여(경험)로 확장된다. 투자자는 부동산을 향유(소유)하고, 다시 상권 활성화에 일조하며 함께 성장한다”고 했다.

‘소유’는 부동산 조각투자상품(수익증권)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거래소로, 국내 최초 토큰증권(STO) 구조화 사례로 안정성을 인정받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주년을 짚어보는 패널 토론도 마련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원 실장이 좌장을 맡았고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캠프 SO, 최재혁 케이뱅크 테크본부 경영테크팀 팀장, 박연현 토스뱅크 전략개발팀 실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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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원 실장,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캠프 SO, 최재혁 케이뱅크 테크본부 경영테크팀 팀장, 박연현 토스뱅크 전략개발팀 실장이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의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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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패널들은 최근 애플 예금 등장 등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높은 중·저신용자 비율로 연체율 증가, 수익성 악화 등 최근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향후 인터넷은행 예상 모델에 대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이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 메타버스뱅킹 열고 미술품 사업 선보여... 전통 금융사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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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테크비즈 총괄 팀장, 김창수 하나은행 자산관리지원부 제휴서비스팀장,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가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2023 미래금융포럼'에서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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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사들의 금융업 진출에 기존 금융사들의 대응 전략을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신한은행은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금융 플랫폼의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테크비즈 총괄팀장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마켓플레이스 뱅킹 플랫폼인 ‘시나몬’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시나몬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11월 30일 국내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메타버스 금융 플랫폼으로 출범 5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김창수 하나은행 자산관리지원부 제휴서비스팀 팀장은 아트뱅크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아트(미술품) 자산은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만질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며 “최근 주식·부동산 외에 가상자산·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가 자산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측면에서 아트 자산도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 순서로 국내 학계와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기존 금융기업의 창의적 변신과 미래’를 주제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테크비즈 총괄 팀장, 김창수 하나은행 자산관리지원부 제휴서비스팀장,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패널들은 빅블러 시대에는 금융과 비금융으로 나누기보단 디지털을 경계로 나눠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최근 10년 간 빠르게 성장한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의 사례를 참고해 기존 금융 업계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배달앱 ‘땡겨요’ 사업에 나선 배경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서 획득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장영두 팀장은 “땡겨요 사업을 구상할 때 금융사가 어떻게 소비자, 소상공인, 시장에 기여할 수 있나’를 먼저 생각했고, 모든 플랫폼 참여자가 경제·금융적으로 도움이 돼야 하는 가정하에 사업에 접근했다”고 했다.

하나은행 아트뱅크의 미래전략과 운영 방향에 대해 김창수 팀장은 “최근 2~3년 조각 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소비자 보호와 공모 등 법제도적 문제로 차질을 겪고 있는데, 이를 STO로 열어주자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라며 “실물 자산인 미술품의 보관·관리를 오프라인에서 강점을 지닌 은행이 안전성 있게 해준다면 미술품 투자·자산 관리 등 다양한 아트테크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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