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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NASA, 난데없이 '다누리 섀도캠' 극찬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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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아르테미스 3호 착륙 후보지 선정 위해 달 남극 정밀 촬영 중

기존 카메라 200배 성능, 반사광·지구광 이용해 영구음영지대 속살 벗겨

윤석열 대통령 NASA 본부 방문 4일 후 성과 소개 '눈길'

"(한국의)다누리에 탑재된 섀도캠(ShadowCam)이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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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한국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탑재체 섀도캠을 통해 촬영한 달 표면 정밀 탐사 결과를 자체 홈페이지 메인에 공개했다. 같은 달 25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NASA 본부를 찾은 후 4일 뒤에 메인에 올라간 이 자료는 1일 현재까지도 NASA 홈페이지의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NASA는 이에 대해 "(지난해 말)아르테미스 1호의 성공과 최근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 선발 등 (2025년 이후)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 남극을 탐사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3호 발사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심우주 탐사ㆍ우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달 영구음영지대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ASA는 그러면서 다누리와 섀도캠을 집중 소개했다. NASA는 "(영구음영지대에 대한)정보를 모으는 방법 중 하나는 새도캠으로 명명된 고감도 광학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섀도캠은 지난해 8월 발사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항우연)의 다누리(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ㆍKPLO)에 5개의 다른 한국산 과학기구들과 함께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다누리에 탑재된 섀도캠은 한-미 우주 협력의 상징적인 프로젝트다. 그동안 우주 개발 경력이 일천한 한국은 미국과 위성 발사 의뢰 정도 외엔 별다른 협력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오히려 미국은 누리호 개발에 대해선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국제무기거래규정(ITAR)를 이유로 '사실상' 방해해왔을 정도다. 그러나 다누리 제작·발사 과정에서는 달랐다. 우주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이 처음으로 본격화된 사례다. 항우연은 NASA의 제안을 받아 섀도캠을 탑재했다. 돈은 받지 않았고 대신 다누리의 심우주 항행 기술과 노하우, 심우주 통신 네트워크를 지원받았다. 다누리는 연료를 절약해 최대한 임무 수명을 늘리기 위해 그동안 별로 시도된 적이 없던 탄도형 달 전이 궤도(BLT)를 통해 4개월간 심우주 항행을 거쳐 달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위성 발사·운영 외엔 경험이 없는 항우연으로선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기술이었다. 까다로운 방향 전환, 달 궤도 진입을 위한 섬세한 추진체 가동 등 항행 기술은 NASA의 협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항우연은 다누리와의 통신을 위해 자체 구축한 심우주안테나망 외에도 미국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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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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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한-미간 우주협력'의 상징 격인 섀도캠은 미국 민간 회사 말린 스페이스 사이언스 시스템사와 애리조나주립대(ASU)가 공동 개발했다. 다른 역대 달 관측용 카메라에 비해 매우 뛰어난 광 감도를 자랑한다. 태양광이 한 번도 비친 적이 없는 달 남극 영구음영지대를 촬영하기 위해서다. 주 임무는 2025년 이후 인류의 두 번째 달 착륙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3호 달 착륙 후보지역 선정이다. 지하에 얼음 형태의 물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달 남극 영구음영지대의 탐사ㆍ로버 운영을 위해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찍어 지도화할 예정이다. 기존 2009년 NASA가 발사한 달 궤도선 LRO에 장착된 카메라(NAC) 대비 200배 이상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NASA는 윤 대통령의 워싱턴 DC 소재 본부 방문 4일 후인 당일 섀도캠을 통해 현재까지 촬영된 이미지 중 대표적인 것들을 공개했다. 첫번째 이미지는 섀도캠이 달 남극 근처에 위치한 스켈레톤 크레이터를 찍은 고해상도 이미지다. 바위가 굴러떨어진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정도로 표면의 지형지물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NASA는 "섀도캠은 극도로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수준의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면서 "섀도캠은 LRO의 NAC보다 200배 이상 더 고감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크레이터의 높은 벽(wall)에서 굴러 떨어 진 돌의 흔적이 생생하게 찍힌 것과 관련해선 "바위 모양과 속도와 표토의 특징을 알아내 달의 지질 공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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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에 탐재된 '섀도캠'. 사진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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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는 이어 희미한 반사광이나 지구광(earthshine)을 이용해 달 표면을 세세히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달에는 지구의 달빛처럼 '지구광(earthshine)'이 비친다. 달에선 지구에서 '초승달'로 보일 때 지구가 '보름달'처럼 전체 모습이 다 보이고 '달빛'처럼 '지구광'이 가장 강하다. 하지만 햇빛의 반사광보다도 10분의1 강도에 불과하다. 섀도캠은 시험 운영 도중 초승달 기간 중 지구광이 가장 강할 때 이를 이용해 달 적도 인근의 브루스 크레이터 내부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 뛰어난 성능을 과시했다. 아울러 달 남극에서 26km 떨어진 영구음영지대에서 반사광을 활용해 마빈 크레이터 등의 세세한 모습을 촬영한 이미지도 공개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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