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는 7500원, 화장실 사용은 1500원
이젤바트의 브리엔츠 호수 ⓒ 신정숙 통신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뤼에르=뉴스1) 신정숙 통신원 = 스위스의 이젤발트(Iseltwald) 마을은 브리엔츠 호수 옆에 있는 작은 마을 중 하나다. 이 조용하고 작은 마을은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로 방영된 이후 더 이상 예전의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드라마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주민 420명의 마을에 작년 한 해 4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인터라켄과 이젤바트 구간 버스 운행은 7월부터 10월까지 하루 4회로 늘어 팬데믹 이전 2020년에 비해 30% 증가했다. 여름 휴가의 정점인 8월에는 하루에 관광버스가 12대나 다녀갔는데 이들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 베트남, 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다.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차, 쓰레기, 소음 등이 발생, 마을 주민들이 점점 많은 불편을 겪게 됐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관광수요도 정작 마을 경제는 별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관광버스로 오는 단체 관광객들은 차에서 내려 사진만 찍고 5분 만에 떠날 뿐만 아니라 음식도 모두 가져오기 때문에 지역의 레스토랑을 찾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들 역시 대부분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90분만 머물다 떠난다.
이젤바트 브리엔츠 호수 부두 현재 ⓒ 신정숙 통신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름다운 호숫가 부두에 지난달 27일 기계 한 대가 설치됐다. 셀피를 찍기 위해 다리에 가려면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5프랑(약 7500원)을 내야 하고, 근처 공공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1프랑(약 1500원)을 내야 한다. 또한 관광버스는 지난 3월1일부터 시간대별로 사전에 주차 예약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젤발트 꼬뮨 홈페이지에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장소에 대한 별도의 공지사항이 있다. 부두 사진과 함께 촬영장소 위치,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사적 공간 침해를 삼가달라는 부탁도 있다.
늘어나는 관광객들로 인해 마을 주민들 모두가 불편해 하는 건 아니다. 자신들의 마을이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걸 반기기도 하고, 남자 주인공이 묵었던 호텔의 방은 현재 '허니문룸'으로 상품화됐다. 또한 태국의 한 제작사는 영화장소 섭외 요청을 했다고 한다.
이젤발트 꼬뮨 홈페이지 갈무리 ⓒiseltwald.ch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실제로 브리엔츠 호수의 이젤발트 마을은 사진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고요하고 평화롭다. 호수 경관이 망쳐질거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 결정을 했을 마을 주민들의 마음도, 먼 곳에서 온 여행객들이 앞으로 마주할 현실도 편하진 않을 것이다.
sagadawashin@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