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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 대출 1000조 돌파… 2금융 연체 '초비상' [자영업자 시한폭탄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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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자영업자 2금융권 몰려
작년 대출잔액 78조나 늘어
경기침체로 이자상환 부담 커져
저축銀·카드사 연체율 급상승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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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에 가속화된 경기침체로 1금융권이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2금융권을 찾는 자영업자 수가 늘고 있다. 하반기에도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며 2금융권의 부실 뇌관으로 '자영업자 리스크'가 거론된다. 실제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1000조원을 돌파하며 부실의 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금융권 두드리는 저소득 자영업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1금융권(은행권)이 아닌 2금융권(비은행권)에서 대출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2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401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39.4%로 집계됐다. 무서운 것은 증가 추세다. 2금융권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전년 대비 24.3%(78조4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같은 기간 5.5%(32조2000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상호금융업권의 지난해 말 대출잔액이 전년에 비해 26.8% 늘며 가장 크게 늘었다. 그 뒤로 △저축은행업(20.7%) △보험업(16.9%)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업(9.7%) 등도 모두 은행권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2금융권을 이용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1000조원을 돌파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본격 시작하기 이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보다 48.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저소득 사업자가 2금융권을 많이 찾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중 소득이 하위 30% 수준인 저소득 자영업자가 지난해 말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71조9000억원으로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2019년 말(49조3000억원) 대비 45.8% 늘었다. 같은 기간 소득이 상위 30%인 고소득 자영업자의 증가폭은 28.3%에 그쳤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차이는 더욱 크다. 저소득 자영업자가 지난해 말 상호금융업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37조1000억원으로 2019년 말(16조1000억원)에 비해 130.4% 늘어 고소득 자영업자의 같은 기간 상승폭(76.5%)보다 53.9%p 높았다. 여신전문업의 경우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3년 전보다 57.9% 늘었으나 고소득 자영업자는 28.5% 증가했다.

■2금융권 연체율 급증

문제는 최근 경기악화로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2금융권의 연체율이 크게 뛰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대 카드사의 올해 1·4분기 평균 연체율은 1.23%로 전년 동기(0.83%)보다 약 0.40%p 상승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1·4분기 0.88%에서 지난해 말 1.04%까지 오른 이후 올해 1.37%까지 높아지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0.56%p 오르며 1.35%로 집계됐다. 삼성·KB국민·하나카드 또한 연체율이 1.1%대로 올라섰다. 저축은행은 최근 연체율 추이가 심각해졌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1·4분기 연체율은 5.1%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를 넘은 것은 지난 2016년 말(5.8%) 이후 약 6년9개월 만의 일이다. 그간 저축은행업계의 평균 연체율은 2018년 말 4.3%, 2020년 말 3.3%, 지난해 말에는 3.4%를 기록하며 안정적 수준을 나타냈으나 최근 1년 새 급등했다.

김지용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은 2금융권의 특성상 연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권별로 현금을 평상시보다 많이 비축하는 등 연체율 급등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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