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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시위와 파업

"월급 70% 깎였다" SNS 글, 中 은행 앞 이례적 시위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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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둔화 우려 속 시위 소식 확산…"공안당국에 경종"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푸둥발전은행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위가 드문 중국에서 월급이 대폭 깎였다는 불만을 토로한 한 소셜미디어 글이 노동자들의 이례적인 시위를 촉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중국 상하이푸둥발전은행(SPDB) 앞에서 이 은행에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노동자 수십명이 임금과 복지 혜택에 대한 불만으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해당 시위는 SPDB 자산 관리 자회사의 한 직원이 월급이 2만 위안(약 382만원)에서 6천 위안(약 115만원)으로 거의 70% 삭감됐다는 불만을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올린 후 벌어졌다.

이 직원의 게시글은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퍼져나갔고 해당 IT업체 직원들을 자극했다.

SCMP는 "중국 본토에서 시위는 드문 일로 대중 사이에서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당 시위 소식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상하이의 컨설팅회사 인테그리티의 딩하이펑은 SCMP에 "수백만 중국 노동자들이 임금과 일자리 전망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하고 있어 시위와 은행의 임금 대폭 삭감 소식은 쉽게 주요 뉴스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위는 작은 규모였지만 공안 당국에 경종을 울렸을 것"이라며 "그들은 이를 사회 안정의 위협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PDB는 성명을 통해 푸둥 루자쭈이 금융·무역 존에 있는 사옥 앞에서 벌어진 시위는 아웃소싱 IT 업체의 내부 분쟁으로 해당 업체 노사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PDB는 아울러 위챗에 올라온 자산 관리 자회사 직원의 임금 대폭 삭감 사례를 확인하면서 이는 해당 직원이 업무고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직원이 은행 측과 소통 후 조정된 임금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정부의 통제를 받는 SPDB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2%, 순이익은 3.5% 감소했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은행 중 유일하게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직원 임금과 관련해 곤경에 처한 중국 금융기관은 SPDB만이 아니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가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금융 산업을 핵심 조사 대상으로 지목한 이후 금융업계 경영진의 임금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기율·감찰위는 금융 산업 임금이 다른 분야보다 여전히 높다면서 금융 전문가들은 엘리트 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SCMP는 자체 집계 결과 최고 증권사 직원들은 지난해 이미 임금이 20∼50% 삭감됐고 일부 펀드 운용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불필요한 직원 혜택을 축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상하이 금융가에서 일하는 한 영업사원은 SCMP에 직원들은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수 없고 호텔 비용도 상한선이 600∼800위안(약 11만∼15만원)으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자비를 보태 등급 업그레이드도 할 수 없다면서 "올해 임금 삭감이 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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