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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무조건 상환유예 도움 안돼…빚 잘 갚으면 이자 깎아줘야"[벼랑 끝 자영업자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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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출 상환 유예 종료 새뇌관
현황 파악해 기대 vs 역효과 구분을
새출발기금 제도 연체 유도 허점
대환대출은 금액 한도 너무 낮아
성실상환자 이자 탕감 당근 필요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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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에게 무조건 유예를 시켜주는 것은 빚이 늘어나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개별 사업장에 대한 파악을 통해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면 시간을 줘서 갚아나갈 수 있게 하고,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면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 등 채무조정을 지원해야 한다.”(하준경 경제학부 교수)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9월 말 종료를 앞두며 10월부터 기존 대출에 대한 ‘빚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올 예정이다. 정부 정책이 끝나고 정상적으로 돈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날 경우 금융권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경제 상황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약한 고리’로 꼽히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들이 빚을 상환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대출 상환은 고사하고 생업 유지도 어려운 이들에게 유예 연장은 절실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상환 유예 연장에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연체율 상승 등 수면 위로 부실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금융시장 전체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2020년 4월 정부 방침에 따라 시작된 코로나 금융지원은 총 5차례 연장됐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의 현황 분석과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과 분석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강화하고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라며 “정책 실무자들이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 상환유예 연장으로 인한 기대효과와 역효과를 구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리스크센터장도 “정부와 금융기관은 차주에 대한 신용 상황을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부채 규모가 천차만별로 혼재돼있는 현재 시점에서 자영업자 대출 현황을 새롭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채무조정지원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의 경우 기금을 썼을 때 신용점수 하락으로 이어져 2년간 신규 대출, 카드 발급 등에서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부실 차주’로 선정돼 부채 금액을 탕감받기 위해 일부러 연체하는 등 정책을 악용하는 경우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금액 한도 수준이 낮아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춰줄 수 없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준경 교수는 “제도에 허점이 있어 연체를 해야 인센티브를 주는 꼴이 됐다”며 “열심히 상환하면 금리를 내려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애 중소벤처기업 연구원도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돼야 할 정책이 오히려 불이익을 준다면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면, 새출발기금을 잘 설계해 안전망으로서 체계를 잘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지나치게 한도가 낮다는 비판이 제기된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소액이라도 서민들에게는 필수적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종대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는 “하반기 6개월 만이라도 버틸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자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몇백만 원 때문에 불법 사채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부채 규모에 비해 지원 금액이 적다고 하더라도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다중채무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자영업자의 자립능력도 함께 길러야 한다는 견해다. 상환 의지가 꺾여 연체가 지속해서 증가한다면 자영업자 부실 폭탄의 위력이 커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용회복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이자를 탕감해주는 등 ‘당근’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투데이/정상원 기자 (j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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